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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구종이 똑같고 '피치터널'도 길어 타자들 체인지업을 직구로 착각"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4)이 22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 경기에서 7이닝 5피안타 무실점, 볼넷 1, 탈삼진 5개의 에이스다운 투구 내용으로 시즌 12승(6패, 평균자책점 3.54, 이상 24경기)째를 따내면서 그가 구위를 회복한 배경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쿨(cool)하게 대답했다. ‘아무래도 6일 간 충분히 휴식을 취해 힘이 생긴 것 같다’며 웃었다.
류현진의 지난 22일 디트로이트전 투구를 분석한 ‘베이스볼 서번트’ 자료에 따르면 7이닝 동안 105개를 던졌고 구질은 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커브 4가지로 구성됐다.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3.5마일(시속 150.5km), 평균은 90.8마일(146.1km )로 나타났다.
패스트볼 최고 스피드와 평균 구속, 4가지 구질 만을 놓고 보면 KBO리그의 에이스급 외국인 용병 투수와 구단의 토종 좌우완 정통파 투수, 그리고 조상우(키움), 고우석(LG) 등 정상급 마무리 투수 등과 비교해 대단한 강점이나 특징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류현진만이 가지고 있는 그 무엇이 그를 올시즌 아메리칸리그 다승 1위 후보로 이끌고 있을까?
류현진은 자신 보다 세살이 어리며 팀 전력은 토론토보다 강한 뉴욕 양키스의 우완정통파 게릿 콜(31)과 다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게릿 콜은 류현진보다 1경기 적은 23경기에서 12승6패, 평균 자책점 2.92를 기록 중이다. 뉴욕 양키스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1위는 최지만 소속 탬파베이)이며 토론토는 4위로 양키스가 선점해가고 있는 와일드카드를 노리고 있다.
게릿 콜도 류현진이 12승 째를 올린 날인 22일 미네소타 트윈스를 상대로 6이닝 5피안타 무실점, 볼넷 1, 탈삼진 6개의 내용으로 시즌 12승째를 따냈다.
류현진의 투구에 대한 기술적 평가를 21세기 과학으로 야구에 접근한 ‘선동열 야구학’에서 참고할 수 있었다.
KIA 타이거즈 매트 윌리엄스 감독은 2020년 8월 언론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의 다른 투수들과 비교하면, 류현진은 구속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대신 좋은 커맨드(command, 목표 지점에 공을 던지는 능력. 컨트롤과 거의 같은 의미로 쓴다)를 가졌다. 그는 ‘피칭의 아트’를 잘 이해하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선동열감독은 자신의 저서 '선동열 야구학'에서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평가라면 다음 말이 더 흥미롭다고 했다. 윌리엄스감독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코치로 일하던 2013년 당시 LA 다저스 신인 류현진의 피칭을 자주 봤다. 류현진과 대결한 다이아몬드백스 타자들에게 그에 대해 물어보니 ‘모든 구종이 똑같이 보였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한국은 물론 일본프로야구에서도 투수로는 최고를 넘어 독보적인 평가를 받는 선동열감독은 저서에서 ‘21세기 과학’으로 류현진의 투구를 평가했다.
‘류현진은 터널에 공을 던진다’('선동열 야구학' 6th inning 133쪽)
메이저리그에는 투구 궤적을 분석하는 ‘피치 터널(pitch tunnel)’ 이론이 주목을 받고 있다. 피치 터널은 투수가 공을 놓는 순간부터 타자가 구종을 분간하는 지점까지의 구간을 말한다. 깜깜한 터널에 들어간 자동차의 종류와 색깔을 구분하기 어려운 것처럼 터널 구간에서는 투수가 던진 공의 구종과 코스를 파악하기 힘들다.
터널을 빠져 나와야 자동차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듯, 야구도 터널 구간을 빠져 나온 뒤에야 (투수가 던진) 공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터널 기간이 길면 타자가 투구를 파악할 시간이 그만큼 짧아진다.
류현진이 시속 145~150km를 오가는 패스트볼을 자신있게 던지고 체인지업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를 수 있는 배경이 ‘피치 터널’ 효과인 것이다.
류현진의 투구는 패스트볼보다 평균 시속 17km 정도 느린 체인지업이 피치 터널을 통과하기 전까지 타자에게 패스트볼처럼 보이고 그 타이밍에 치려다 보니 변화하는 체인지업이어서 헛스윙이 된다.
류현진이 다음 13승 도전에서 어떤 '피치 터널' 효과를 보여줄까. KBO리그의 투수 분석 기술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다. 피치 터널 이론으로 분석해보면 과연 류현진 급의 투수가 있는지 궁금하다.
[사진=AFPBBNews]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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