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18.44m에서도 못 던지니..."
두산 우완투수 곽빈은 2018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그러나 시즌 후 곧바로 토미 존 서저리를 받고 이탈했다. 통상적으로 1년만에 성공적으로 돌아오는 투수가 적지 않다. 곽빈은 예외였다. 복귀까지 시간이 좀 더 걸렸다.
올해 5월부터 선발진에 가세했는데 좀처럼 첫 승이 닿지 않았다. 18일 잠실 KIA전까지 9경기서 승리 없이 5패. 그래도 두산은 마땅한 대안도 없고, 곽빈의 성장도 필요한 만큼 시간을 주고 기다리기로 했다.
곽빈에게 24일 잠실 한화전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구원승도 2018년 6월1일 광주 KIA전이 마지막이었다. 4년간의 인고의 시간이, 이날 짜릿한 승리로 끝났다.
곽빈은 "오랜 재활 동안 진짜 힘들었는데 이 순간 때문에 버티고 버텼다. 팀도 어려운 상황인데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난 등판에는 생각도 많고 주자가 나가면 불안해졌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던졌다. 그동안 승패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5이닝도 못 채우고 내려가니 팀원들에게 미안했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곽빈은 "재활을 하면서 이 정도 거리(마운드에서 타석까지)를 제대로 못 던질 정도로 통증이 있나 싶었다. 친구들은 야구를 하고 있는데 말이다. 18.44m라는 거리에서도 못 던지니 속상하고 힘들었다"라고 했다.
가족의 힘으로 버텼다. 곽빈은 "가족이 야구를 좋아한다. 어머니가 제일 많이 도움을 줬다. 삼촌 4분이 있는데 '괜찮다, 아직 젊다'라면서 격려해줬다. 2군에서도 코치님, 멘탈 선생님 등이 도와줬다"라고 했다.
패스트볼 최고 150km에 포크볼을 섞었다. 현역 시절 포크볼이 주무기였던 정재훈 코치에게 사흘 전에 배워 곧바로 실전에 활용한 게 대성공을 거뒀다. 그동안 구사한 체인지업은 팔 스윙이 느려 경기 중 타자들에게 간파 당하는 약점이 있었다. 덕분에 경기 도중 여섯 타자 연속 탈삼진까지 솎아냈다.
정작 본인은 몰랐다. 그저 선발승에 감격스러워했다. 곽빈은 "구원승은 타자들이 도와줘야 한다. 물론 선발승도 타자들이 도와줘야 하지만 내가 경기를 만들어가야 하니 더 값지다. 9회에 위기가 있었는데 초조하기도 했다. (김)강률 선배를 믿었다"라고 했다.
곽빈은 포크볼에 대해 "전 경기까지 쓰다 며칠 전에 정재훈 코치님이 던져보면 어떠냐고 했다. 체인지업은 팔 스윙이 느려서 타자들이 알기 쉽다. 팔꿈치를 다치면서 팔 스윙이 느려졌는데 타점 잡기가 힘들었다. 꿀팁 2~3가지를 알려주셨는데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도 곽빈의 적절한 변화구 구사를 칭찬했다. 곽빈은 "커브도 계속 연습하면서 컨트롤이 좀 잡힌 것 같다. 포크볼이 좀 더 자리를 잡고 여유가 생기면 체인지업도 다시 던질 것이다"라고 했다.
곽빈은 첫 승을 통해 큰 교훈을 얻었다. "내 공을 믿자. 아무 생각하지 말고"라고 했다. 또한, "올 시즌 성적보다 내년, 내후년을 위한 발전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곽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잠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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