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비 때문에 67분(공식적으로는 64분)이라는 공백이 있었다. 이후 투수들은 힘이 떨어졌고, 타자들은 치고 받는 진흙탕 싸움을 펼쳤다. 왜 8~9위 다툼인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25일 광주 KIA-롯데전. 3회까지 완벽한 KIA의 페이스였다. 에이스 다니엘 멩덴이 단 37개의 공으로 롯데 타선을 무력화했다. 그 사이 최근 흐름이 좋지 않던 타선이 적절히 터지며 4-0 리드를 잡았다.
KIA가 일방적으로 흐름을 주도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역시 야구는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모든 변화의 시작은 빗줄기였다. 3회부터 굵어지더니 3회말 도중 중단으로 몰고 갔다. 2사 1,2루, 한승택 타석이었다.
19시31분에 중단된 경기는 정확히 20시38분에 재개했다. 공식적으로는 20시35분, 64분만의 재개. 손 끝 감각, 미묘한 밸런스가 경기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야구다. 잘 던지던 멩덴은 4회부터 갑자기 흔들렸다.
그리고 1시간을 쉰 타자들은 4회부터 응집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우선 롯데는 선발투수 최영환을 빼고 나균안을 넣었으나 볼넷과 폭투로 1점을 더 내줬다. 그러나 롯데 타선이 흔들린 멩덴을 맹폭하기 시작했다.
선봉에는 단연 이대호였다. 4회와 5회 멩덴을 상대로 연타석홈런을 터트렸다. 이대호에겐 통산 18번째 기록이지만, 올 시즌 롯데에선 처음으로 연타석홈런이 나온 순간이었다. 5회에는 정훈이 이대호에 이어 백투백 홈런을 터트리며 기지개를 켰다.
안타와 볼넷이 늘어났다. 6회부터는 본격적인 불펜 싸움. 롯데는 7회 박진태가 흔들린 틈을 타 6-7까지 추격했다. 시작은 또 다시 이대호의 한 방. 이번에는 안타로 물꼬를 텄다. 결국 KIA는 메인 셋업맨 장현식까지 투입해 불을 껐다.
롯데는 4회와 7회 2사 만루 찬스를 놓치는 등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7회에는 김대우가 볼넷 4개로 공짜 실점을 하는 등 내용이 좋지 않았다. 만루서 최형우의 2타점 적시타가 쐐기타였다. 8회에는 결정적 실책도 있었다.
경기는 23시를 훌쩍 넘어 진행됐다. 두 팀은 26안타, 14볼넷을 주고 받았다. 이대호의 연타석홈런이라는 괴력과 함께 양 팀 타자들의 응집력을 확인했다. 사실 두 팀 불펜의 불안정성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어쩌면 두 팀이 왜 8~9위를 달리는지 증명한 경기이기도 했다. 그래도 KIA는 11-6, 귀중한 승수를 챙겼다.
[이대호(위), 최형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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