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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가수 인순이가 과거 슬럼프와 함께 '거위의 꿈'에 얽힌 일화를 고백했다.
31일 밤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예능 프로그램 '레전드 음악교실-랄라랜드'에는 인순이가 출연했다.
이날 김정은은 인순이에게 "옛날과 다른 게 없다"고 말을 건넸다. 이유리는 "관리를 어마어마하게 하신다더라"라고 덧붙였다.
이에 인순이는 "언제든지, 어떤 무대에서 나를 부르면 가능한 많이 바뀌지 않은 모습으로 나오고 싶다"고 관리 이유를 밝혔다. 신동엽은 "그게 팬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고 덧붙였고, 인순이는 신동엽의 말에 공감했다.
인순이는 슬럼프를 겪은 시절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1987년부터 1992년까지 방송국에서 나를 한 번도 안 불러줬다. 후배들이 올라오니 어느 정도 식상해졌다고 해야 하나. 그때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서 밤낮으로 일만 했다. 노는 날도 없이 새벽까지 무대에 섰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이트클럽에서 일을 하면서 옷도 비싼 옷을 사 입고, 야외 콘서트를 다니면서 레퍼토리를 만들어놨다. '나를 부르면 이 옷을 입고, 이 노래를 이렇게 부를 거야'라고 준비를 했다"고 이야기했다.
인순이는 "슬럼프 전의 나와 후의 내가 완전히 다르다. 슬럼프 후의 시간이 이런 걸 공부하게 만들어줬고,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을 만들어줬다"며 미소 지었다.
신동엽 역시 슬럼프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원치 않게 깊숙이 어떤 비즈니스에 개입이 됐다. 몇 년 동안 녹화가 끝나고 나가면 부재중 전화가 200~300통이 와있었다. 수습해야 할 게 많아 온전히 방송을 못했다. 경제적인 것도 있지만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웠다. '내가 뭐 하는 짓인가' 싶더라. 내가 방송을 열심히 해야 하는데 다른 거에 정신이 팔려서 방송을 못했다. 그때가 나름대로 슬럼프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다가 나중에 정신 차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마다 저마다의 꿈이 있지 않나. 어떤 꿈도 비웃으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이 노래가 내 꿈에 대해 생각해주는 힘이 있다"라며 인순이의 '거위의 꿈'을 소개했다.
인순이는 수화로 함께한 '거위의 꿈'에 대해 "과거 축가를 부를 일이 있었다. 의뢰인은 청각장애 부부였다. 노래 가사가 너무 좋은데, 우리만 느끼기에 아쉽다는 생각과 이 좋은 노랫말을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예식장에서 수화를 하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이 노래가 제일 빛나는 순간이었다"라고 떠올렸다.
신동엽은 "저희 형이 청각장애인이다. 청각장애인 가족이 있는 집에서는 다 같이 TV를 볼 때 가요 프로그램과 개그 프로그램을 잘 안 보게 된다. 설명해 줄 수는 있지만, 왜 웃긴지 모르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 노래를 부를 때 수화를 하는데 너무 놀랐다. 수화를 평소에 안 했던 분이 저렇게 길게 수화로 표현한다는 게 피나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걸 알기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싶더라. '거위의 꿈' 부르면서 수화를 했을 때 청각장애인과 가족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빛나는 한순간이 된다. 그리고 한없이 감사하다. 그래서 제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노래"라며 인순이를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진 = 채널A 방송 화면]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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