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19년을 참고했습니다."
키움은 팀 평균자책점 4.09으로 3위다. 그러나 마운드에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우선 제이크 브리검이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정찬헌 영입에도 코로나19 술판 논란으로 이탈한 안우진과 한현희의 공백이 분명히 있다. 안우진과 한현희 이슈가 가뜩이나 약화된 불펜을 더 어렵게 했다.
전반기에 안우진의 선발진 이동 및 이영준의 시즌아웃에 대한 고민을 확실히 해결하지 못했다. 김태훈과 팔을 내린 김성민이 분전했지만 지난 2년 연속 불펜 평균자책점 1위의 위용과 거리가 있었다.
이런 상황서 안우진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전력에서 빠졌다. 전반기에 추격조와 필승조로 뛴 김동혁과 이승호가 선발진으로 이동했다. 이승호는 다시 불펜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불펜의 양과 질은 지난 2~3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브리검이 없는 선발진도 분명 불안정하다.
여기에 타선이 극심한 기복을 탔다. 때문에 후반기 들어 마무리 조상우에게 좀처럼 세이브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조상우는 후반기 첫 3연전서 도쿄올림픽 관련 피로도 때문에 의도적으로 휴식을 취했다. 불펜 대기 이후에도 2일 고척 KT전 직전까지 1경기(8월 27일 한화전)에만 나섰다.
그러자 홍원기 감독이 묘안을 짜냈다. 조상우를 마무리라는 보직에 얽매이게 하지 않고, 전천후로 자유롭게 활용하겠다는 뜻을 최근 드러냈다. 실제 조상우는 2일 고척 KT전서 0-0이던 8회초에 등판, 1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더라도, 경기 중반 이후 박빙 승부서 최대 승부처라고 판단하면 조상우를 써서 위기를 넘기겠다는 의미. 홍원기 감독은 2일 고척 KT전을 앞두고 "조상우를 쓰면 마무리는 김태훈을 생각한다"라고 했다. 김태훈은 실제로 2일 KT전서 세이브를 따냈다.
그런데 조상우의 이런 활용법은 낯선 모습이 아니다. 장정석 KBS N 해설위원이 사령탑 시절이던 2019년 포스트시즌에 조상우를 그렇게 활용했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 SK와의 플레이오프서 경기중반 승부처에 적절히 활용,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놨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더라도 6~8회에 폭넓게 등판하며 상대 흐름을 끊는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그 다음 위기가 오면 또 다른 불펜 투수들로 버텼다.
어쨌든 단기전서 경기중반 첫 위기를 넘기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시리즈 전체흐름을 넘겨줄 수 있다. 때문에 조상우를 기계적으로 9회에만 기용할 필요가 없다는 당시 장 전 감독의 계산은 완벽히 통했다. 분명 마무리 오주원이 있었지만, 상대 팀들에 마무리는 조상우처럼 느껴졌다.
당시 조상우는 준플레이오프 3경기서 4이닝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1승1홀드), 플레이오프 2경기서 1⅔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2볼넷 무실점(1승)했다. 당시 키움은 한국시리즈서 두산에 4패했으나 조상우는 3경기서 3⅔이닝 1피안타 6탈삼진 2볼넷 무실점(1홀드)했다. 포스트시즌 총 8경기서 9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2피안타에 15탈삼진 4사사구 무실점. 압도적 퍼포먼스였다.
홍 감독은 2년 전 수비코치로 일하며 장 전 감독의 조상우 기용법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단, 2년 전과 달리 지금은 단기전이 아닌 페넌트레이스다. 그만큼 더욱 세심한 활용법이 필요하다. 홍 감독의 조상우 투입 타이밍 및 관리가 시즌 순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홍 감독은 "2019년을 참고했다. 중요한 시기다. 조상우를 팀이 이기는 과정에선 어떻게든 중요한 흐름에 기용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선발진이 안정되지 못해 승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중간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홍 감독이 5강 진출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조상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