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아, 내가 이기려고 하는구나."
SSG는 1일 NC와의 홈 더블헤더 2차전부터 2~3일 인천 두산전까지 잇따라 잡고 3연승을 거뒀다. 후반기 초반 7연패에 빠지며 6위까지 추락했지만,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윌머 폰트와 샘 가발리오 등 외국인투수들이 힘을 냈고, 토종 타자들의 홈런이 불을 뿜는다.
특히 간판타자 최정은 3연승 기간 모두 홈런 한 방씩을 터트리며 이름값을 했다. 그런데 최정의 홈런보다 더욱 눈에 띄는 게 3일 인천 두산전 희생번트였다. 1-0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2루 찬스서 두산 선발투수 워커 로켓의 초구 체인지업에 번트를 댔다.
당시 최정은 정상적인 타격 자세를 취하다 로켓이 투구 동작에 들어가자 번트 자세로 급선회했다. 심지어 번트도 잘 댔다. 타구 속도를 떨어뜨려 포수 바로 앞, 페어 지역에 떨어뜨렸다. 1,2루 주자를 2,3루로 보냈다.
이때 중계방송사 카메라에 김원형 감독이 슬쩍 웃는 모습이 잡혔다. 김 감독은 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아, 내가 이기려고 하는구나, 그런 마음이 크구나 싶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기분 좋았다"라고 했다.
최근 컨디션이 좋은 간판타자의 번트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그러나 SSG는 치열한 5강 다툼 속에서 두산을 반드시 잡아야 했다. 최정은 김 감독의 지시를 정확하게 이행했다. 단, 1사 만루서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은 게 옥에 티였다.
김 감독은 "9회라면 고민을 했을 것이다. 1점만 내면 끝내기니까. 사실 NC전 8회 무사 1,2루서도 추신수에게 번트를 지시한 적이 있었다. 투 볼이 되면서 지시를 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기습번트 시도를 하다 볼넷으로 나가더라"고 털어놨다.
당연히 김 감독에게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만큼 SSG가 가을야구 복귀에 간절하다는 점, 최근 흐름이 좋다는 점이 드러났다.
[최정(위), 김원형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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