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그걸 '알고 있나, 모르고 있나'가 중요하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지난달 29일 잠실 LG전을 마친 뒤 최원태와 대화를 나눴다. "뭐가 문제 였느냐"라고 묻자 돌아온 답은 "몸에는 이상이 없었는데 밸런스를 잡는데 애를 먹는다"였다. 투구밸런스를 잃은 최원태는 그날 1⅔이닝 8피안타 5볼넷 11실점했다.
투수든 타자든 타격 및 투구밸런스를 1년 내내 최상으로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거의 매 경기, 매 등판마다 조금씩 타격 및 투구 자세는 바뀐다. 투수의 경우 익스텐션에 차이가 나거나 투구동작 후 스파이크 자국이 마운드에 새겨지는 위치도 조금씩 달라진다.
좋은 투수는 그만큼 자신만의 좋은 투구밸런스를 잘 기억하고, 최대한 유지하는 능력이 있다. 반대의 경우 기복이 심한 투수다. 최원태는 후자다. 2015년 1차 지명자로서 군 복무를 해결했고, 어느덧 5시즌 연속 붙박이 선발투수로 나선다.
하지만, 최근 1~2년은 특히 눈에 띄지 않았다. 기회를 받은 만큼 더 노련해지는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잔부상이 많았다. 지난해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가 끊겼고, 평균자책점도 5점대로 치솟았다. 올 시즌 역시 전반기 한현희와 안우진의 성장에 밀려 5선발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한현희와 안우진이 코로나19 술판 논란으로 이탈하면서 후반기에 최원태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졌다. 현재 4~5선발 김동혁과 김선기는 아무래도 무게감이 떨어진다. 심지어 제이크 브리검과는 결별을 확정했다.
홍원기 감독은 "에릭 요키시와 정찬헌이 등판할 때 어떻게든 승리해야 (5강)경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다른 말로는 아직 최원태에 대한 믿음이 요키시와 정찬헌만큼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적 후 4경기서 평균자책점 1.17의 정찬헌과 올 시즌 최고 외국인투수 요키시의 위상과 비교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4일 고척 SSG전의 반전은 눈에 띄었다.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7승(7패)을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4.49. 후반기 성적은 5경기서 3승2패 평균자책점 5.61. 그러나 그 LG전을 빼면 퀄리티스타트 2회 포함 준수하다.
홍 감독은 "강한 선발투수가 되기 위해선 기복을 줄여야 한다. 밸런스 난조를 본인이 '알고 있나, 모르고 있나'가 중요한데 인지하고 있더라"고 했다. 실제 그랬다면 최원태는 이날 SSG전 등판 준비과정과 결과를 통해 터닝포인트를 마련했을 수도 있다.
[최원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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