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우진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까.
야구선수는 기본적으로 야구가 중요하다. 그러나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때로는 더 중요한 뭔가가 있다. 지금 안우진에겐 마운드에 오르는 것보다, 키움의 6연패 탈출을 이끄는 것보다 진정한 사과가 훨씬 더 중요하다.
안우진이 방역수칙 위반에 의한 사적 모임 및 음주에 대한 징계를 마치고 23일 전격 1군에 복귀, 고척 NC전에 선발 등판한다. 안우진은 KBO로부터 36경기 출장정지 및 제재금 500만원, 키움으로부터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 받았다.
키움은 후반기에 22일 인천 SSG전까지 36경기를 치렀다. 안우진은 징계가 끝나자마자 마운드에 오른다. 사실 키움이 징계가 끝난 선수를 다시 쓰는 것에 대해 할 말은 없다. 다만, KBO와 키움의 징계 수위가 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구나 홍원기 감독이 안우진과 한현희의 복귀와 관련, 말 바꾸기를 하며 구단의 신뢰성에 또 한번 금이 갔다. 때문에 안우진의 복귀를 향한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안우진의 스탠스다. 이 사건이 터진 뒤 KBO리그의 주인인 야구 팬들에게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 참고로 한현희는 도쿄올림픽 대표팀에서 하차하면서 구단을 통해 자필 사과문을 발표했다.
키움, NC, 한화의 술판 파동은 KBO리그를 뒤흔든 메가톤급 스캔들이었다. 당사자들이 그냥 넘어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안우진은 사건 후 2개월 넘게 제대로 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도쿄올림픽 휴식기는 물론, KBO리그 후반기 시작 후에도 얼마든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내놓을 시간이 있었다. 그 사이 1~2군 선수단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개인훈련을 통해 복귀를 준비했다. 심지어 16일 SSG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했다. 징계기간 1~2군 합류 및 훈련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하지만, 연습경기 등판으로 교묘하게 규정 위반을 피해갔다.
이러니 이번 사건에 대한 안우진의 현실인식 및 진정한 반성 여부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안우진은 사건 직후 구단과의 면담에선 진심으로 사과하며 뉘우치는 태도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그 마음을 23일 복귀전 이후 공식석상에서 팬들에게 표현해야 한다.
그래야 KBO리그 주인인 야구 팬들이 앞으로 안우진을 KBO리그 상품 중 하나로 인식하고 소비할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할 수 있다. 안우진의 복귀전 투구내용은 이번 사건에 대한 그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나온 이후 평가하면 된다.
키움은 6연패에 빠지면서 중위권 싸움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내부적으로 안우진의 복귀전 호투가 절실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경중과 순서가 있다. 안우진은 아직 프로 4년차인데 불미스러운 사고를 두 번이나 쳤다. 지금 그에겐 야구를 잘 하라는 말보다 '인간이 돼라'는 말이 어울린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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