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수치 자체는 썩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방망이는 믿어볼 만하다. 단지 외야 수비가 살짝 불안한 게 흠이다.
키움 새 외국인타자 윌 크레익은 8월13일 두산전부터 KBO에 몸 담았다. 어느덧 1개월이 흘렀다. 적응기간이 필요했나 싶을 정도로 준수한 타격능력을 선보였다. 9월 들어 타율 0.275 3홈런 15타점 10득점이다.
시즌 타율 0.264, 득점권타율 0.257, OPS 0.750이다. 엄밀히 말해 외국인타자에게 요구되는 성적에는 부족함이 있다. 홍원기 감독도 24일 고척 NC전을 앞두고 "아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더 많은 타점을 올려주길 바란다. 강력한 스윙을 해주길 바란다. 중요한 순간 타점을 올려줬는데,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제일 좋은 그림이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예년보다 크게 떨어진 키움의 공격력 보강 차원에서 영입한 선수다. 제리 샌즈(한신 타이거즈) 이후 외국인타자 실패역사를 청산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강하다. 홍 감독 역시 "공격에 포커스를 맞추고 데려온 선수"라고 했다.
문제는 포지션이다. 기본적으로 1루 수비는 상당히 깔끔하다. 그러나 키움은 1루수 박병호와 팀에서 장타력이 가장 좋은 박동원이 중심타선을 맡아야 한다. 특히 박병호는 최악의 부진을 벗어나 조금씩 장타 본능을 회복 중이다.
박병호가 완전히 부진하면 벤치에 앉히고 크레익이 1루수로 나서면 된다. 실제 홍 감독도 박병호가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받아들여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살아나고 있고, 투수에 따라 이지영이 포수를 보면 박동원이 지명타자를 맡아야 한다. 그러면 크레익이 설 곳은 우익수 뿐이다.
24일 경기가 그랬다. 이지영이 포수로 나가면서 박동원이 지명타자, 박병호가 1루수를 맡았다. 크레익이 할 수 없이 외야로 나갔다. 이미 외야에서 몇 차례 불안한 타구 포착능력을 보여줬고, 이날 역시 선제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0-0이던 3회초 1사 2루서 김주원의 타구가 우중간으로 날아갔고, 크레익은 과감하게 승부를 걸었다. 자세를 낮추고 글러브를 내밀었다. 그러나 타구가 글러브 앞에서 바운드 된 뒤 크레익을 외면하고 우측 펜스까지 굴러갔다. 2루 주자 강진성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고, 발 빠른 김주원은 3루까지 갔다. 김주원의 1타점 3루타였으나 크레익의 실책성 플레이가 섞였다고 봐야 한다. 결국 홍 감독은 2-1로 앞선 7회초 수비 강화를 위해 좌익수 예진원을 우익수로 돌리고 변상권을 좌익수로 투입했다.
크레익에겐 안 풀린 하루였다. 4번 타자로 나섰으나 안타를 날리지 못했다. 23일에 이어 연이틀 무안타. 그나마 키움은 5회 상대 연속 실책으로 승기를 잡았고, 9회말 김주형의 끝내기안타로 극적으로 승리하며 웃을 수 있었다. 동시에 크레익을 외야수로 내보내는 건 살짝 불안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크레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