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리그 중단을 초래한 팀들은 따로 있고, 피해를 보는 팀이 따로 있다. 2021시즌 KBO리그 이야기다.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팀 간 시즌 11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날 취소된 경기는 예비일인 오는 10월 25일에 편성되면서 최악의 일정이 탄생했다.
올해 KBO리그는 여느 해와 달리 빡빡한 일정을 소화 중이다. NC 다이노스 일부 선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하면서 리그가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고, 도쿄올림픽과 우천 취소 등으로 많은 경기가 열리지 못하게 된 까닭이다.
KBO는 오는 10월 30일 정규시즌 일정을 종료하는 것을 목표로 어떻게든 144경기의 풀 시즌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결과 유난히 빡빡한 일정의 피해를 보는 팀이 생겨났다. 가장 대표적인 구단이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다.
LG는 29일 잠실 롯데전이 취소되면서 오는 10월 23일부터 30일까지 더블헤더를 포함한 9연전을 치르게 됐다. LG의 가장 최근 9연전은 지난 2014년 6월 21일~29일로 무려 7년 만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잠실에서 네 경기를 치른 뒤 원정 일정을 떠난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고, 앞으로도 진행해야 한다. 롯데는 9~10월 여섯 차례의 더블헤더와 한 번의 서스펜디드 경기가 편성돼 있다. 롯데는 3일 한화 이글스, 12일 키움 히어로즈, 15일 KIA 타이거즈, 24일 SSG 랜더스까지 최근 4주 연속 더블헤더 일정을 치렀다.
그리고 오는 10월 1일 KT 위즈와 더블헤더를 치른 뒤 10월 7일 두산과 서스펜디드를 경기를 매듭지어야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롯데는 최근 재편성된 일정으로 인해 10월 17일에도 SSG와 더블헤더를 하게 됐다. 7주 연속 하루에 두 경기 이상을 치러야하는 '살인 일정'이다. 타 구단의 일정을 검토해 봐도 롯데만큼 일정이 빡빡한 팀은 없다. 오죽하면 롯데의 일정을 들은 타 팀 관계자들도 혀를 찰 정도다.
래리 서튼 감독은 29일 시즌 막바지 홈 13전에 대해 "대부분의 경기가 사직이라는 점은 팀 적으로 판타스틱하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29일 잠실 LG전의 우천취소로 롯데는 13연전 기간 중 서울을 왕복하게 됐다. 연고지가 부산이기 때문에 가뜩이나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은데, 한 경기를 위해 서울을 오가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서튼 감독은 "이동거리가 선수들이 컨디션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도권 일정은 영향이 있다. 선수들이 자신의 루틴을 꾸준히 지키는 것을 중요시한다면 이동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대 야구는 멘탈이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실제 선수들은 긴 이동거리 때문에 피로감을 느끼곤 한다.
규정에 의해서 잔여 일정이 편성된 것이지만, 몇몇 구단의 일정을 보면 '과연 공평한 일정일까' 하는 의문을 지우기 어렵다. 빡빡한 일정이 해당 팀들의 순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LG 트윈스 선수단,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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