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일단 삼성은 웃는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준플레이오프가 최종 3차전까지 간다. 4일에는 두산 최원준과 불펜의 역투, LG 타선의 답답한 흐름이 부각됐다면, 5일에는 LG 에이스 케이시 켈리의 존재감과 혈 뚫린 타선이 키워드였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는 예년과 달리 3전2선승제다. 매우 짧은 호흡의 단기전이다. 때문에 하위 스테이지에서 올라가는 팀도 크게 부담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그래도 불펜 소모가 계속되는 건 잠재적인 데미지가 있다고 봐야 한다. 특히 두산의 경우 최원준과 곽빈 외에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없다.
7일 3차전서 LG가 웃든 두산이 웃든 흥미로운 상황이 벌어진다. 우선 LG가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경우 삼성과 LG가 포스트시즌서 19년만에 만난다. 두 팀은 2002년 한국시리즈서 명승부를 벌였고, 삼성이 6차전서 그 유명한 마해영-이승엽의 백투백 홈런으로 끝내기 역전승과 함께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암흑기에 들어갔다. 한동안 가을야구 냄새도 맡지 못하다 2013년부터 단골손님이 됐다. 삼성은 2010년대 최강자로서 포스트시즌을 밥 먹듯 치렀다. 그러나 두 팀은 2010년대부터 한번도 포스트시즌서 맞붙지 않았다.
삼성과 LG는 과거 트레이드도 잘 하지 않을 정도로 묘한 라이벌 의식이 있었다. 최근에는 그렇지 않지만, 어쨌든 플레이오프 맞대결이 성사되면 서로 물러설 수 없다. 사상 첫 '라팍' 가을야구를 맞이한 삼성은 6년만에 한국시리즈에 도전할 절호의 기회다. LG는 대놓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외치며 2021시즌을 치른 팀이다.
두산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도 흥미로운 기록이 만들어진다. 이른바 '삼성-두산-SSG'의 한국시리즈 법칙이 또 완성된다. 1999년 한국시리즈서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맞붙은 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21년 연속 삼성 혹은 두산 혹은 SK(현 SSG) 없는 한국시리즈는 없었다.
최소 세 팀 중 한 팀은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올 시즌의 경우 SSG는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고, 삼성은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두산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삼성-두산-SSG 한국시리즈 법칙이 또 성사된다.
그만큼 세 팀이 2000년대에 꾸준한 성적을 냈다는 의미다. 삼성은 2010년대 초반의 강자, 두산은 2010년대 후반의 강자였다. 2020년대 들어 두산은 전력누수가 지속되면서 다소 약해졌다. 그래도 이번 포스트시즌서 보여주는 저력, 가을 DNA는 살아있다.
삼성은 2016년부터 시작한 암흑기를 청산했다. 2010년대 왕조 멤버는 오승환, 김상수, 구자욱, 박해민 정도다. 암흑기를 겪으며 리빌딩이 됐고, 이원석, 강민호, 오재일 등 외부 FA들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외국인선수들도 잘 뽑았다.
LG와 두산의 7일 준플레이오프 최종 승부. 누가 올라가도 스토리는 만들어진다. 지금은 삼성이 잠재적 파트너들의 혈투를 여유 있게 지켜볼 시간이다. 물론 야구 팬들에겐 '꿀잼'이다.
[위에서부터 삼성, LG, 두산 선수들, 2000년대 한국시리즈 대진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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