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볼 하나하나에 간절함을 더할 것이고, 정말로 최선을 다할 거예요.”
중요한 경기를 앞둔 마음가짐을 묻자 이다영은 한참을 고심해 천천히 말을 꺼냈다. 그는 유럽 무대 데뷔전을 사흘 앞둔 현지시간 지난 14일 밤, 한국 시간 15일 새벽 마이데일리와 SNS를 통해 인터뷰를 가졌다. 언니 이재영을 떠나 보낸 후였다.
이다영이 뛰고 있는 그리스 여자배구 A1 리그 소속 구단 PAOK는 현지시간 오는 17일 저녁(한국시간 18일 새벽) 벨기에의 강팀 아스테릭스(Asterix AVO)와 CEV컵 1차전에서 맞붙는다. 그리스 현지 언론들은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다영은 “모두가 기다렸던 무대”라면서 “물론 내겐 모든 경기가 중요하지만 이번 CEV컵에선 (승리가) 더 간절하다”고 했다.
이다영은 아스테릭스전에 대해 “나의 팀원들과 볼 하나하나, 간절함을 더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정말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언니 이재영이 떠난 때문일까? 이다영은 ‘나의 팀원’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팀에 대한 애정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다영은 카카오톡이나 왓츠앱(WhatsApp) 등 메신저 프로필에도 늘 팀원들과 찍은 사진을 올려둘 정도로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서슴없이 드러낸다.
이다영은 혹독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지난 10일 파나시나이코스전에 대해선 “전날 두 시간 자고 경기에 나섰다"고 했다.
이다영은 “당시 몸이 너무 안 좋았다”고 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경기를 해야 했던 수준”이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코트에선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당시 그는 주전으로 출전해 파죽지세로 공격을 진두지휘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PAOK는 이다영-재영 자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두 선수가 운전에 익숙치 않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미리 준비해 뒀던 수동 차량을 부랴부랴 오토기어로 바꿔줬다. 두 선수가 개인 공간을 유지하면서도 아무때나 편히 교류할 수 있도록 한 층에 아파트 두 채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이다영은 “현관문만 열고 나가면 바로 옆집이 재영이네 집”이라며 “생활 패턴이나 음악 취향이 달라 공간은 따로 쓰지만 늘 가까이에 있다”고 밝혔지만 이제 그 옆집에 언니가 없다.
음으로 양으로 의지하던 이재영은 무릎 부상이 악화돼 지난주 한국으로 돌아갔다. 빨라야 연말이나 내년 초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이제 혼자 남았다. 그에겐 동료들밖에 없다. 그 동료들과 함께 CEV컵에서 승리를 만들고 싶어한다.
한편 아스테릭스전을 앞두고 타키스 플로로스 PAOK 감독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가 유럽에서 뛰게 될 거라고 누가 상상했겠느냐”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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