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편하게 던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는데…"
KT 소형준은 15일 한국시리즈 2차전서 제구가 썩 좋지 않았다. 6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했는데, 볼넷은 5개였다. 결국 두산 좌타자들을 상대로 몸쪽 커터가 통하면서 위기를 넘겼지만, 공짜 출루는 옥에 티였다.
10월30일 인천 SSG전 이후 16일만의 등판이었으니 실전 감각이 떨어질 만했다. 연습경기 등판도 실전만큼의 긴장감을 갖지는 못한다. 결국 이강철 감독이 초반 위기에 마운드에 올라와 다독이는 모습이 있었다.
그런데 이 감독만 흔들리던 막내를 위로한 게 아니었다. KT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이자 투수들의 오른쪽 뒤를 책임지는 베테랑 박경수도 알게 모르게 소형준에게 힘이 됐다. 직접 호수비를 한 뒤 가슴을 치며 후배들의 사기를 돋우더니, 소형준에게도 좋은 얘기를 한 모양이다.
소형준은 "감독님도 올라갔다가 내려갔는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길래 '믿고 편하게 던져라'고 했다"라고 했다. 물론 소형준은 "편하게 던질 상황은 아니었다"라고 했다. 어떤 투수가 한국시리즈에 선발 등판해 속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을까.
그래도 소형준은 "박경수 선배님이 뒤에 있어서 든든하게 믿고 던졌다. 1회 병살타부터 경기가 잘 풀렸다. 경수 선배님이 호수비를 해줘서 운 좋게 잘 넘어간 순간도 있었다"라고 했다. 이 역시 '찐' 반응이다.
알고 보니 담이 있었다. 소형준은 "며칠 동안 제대로 공을 못 던졌다. 그래도 오늘 좋아졌다. 하지만, 밸런스가 초반에 왔다갔다 했다. 경수 선배님이 잡아줘서 편하게 던졌다. 한국시리즈 국내 1선발로 내준 감독님에게도 감사하다"라고 했다.
소형준은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경기서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했다. 이날까지 가을에 두산에 강한 사나이로 거듭났다. 신인왕을 따낸 2020시즌보다 올 시즌 살짝 처졌지만, 가을야구에서의 좋은 결과와 기억이 소형준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
[소형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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