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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창단 첫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KT 위즈에 '돗자리'를 깔아야 할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잘할 것 같은 선수' 지목 행렬이 한국시리즈(KS)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스타트는 막내가 끊었다. 소형준은 지난 14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강)백호 형은 알아서 잘 하겠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배)정대 형이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막내의 발언은 '승리 공식'의 시발점이 됐다.
배정대는 1차전에서 결승 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KT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승리를 이끌었다. 배정대는 '오늘의 깡'에 선정돼 100만원 상금을 품었다. 강백호 또한 첫 경기에서 3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소형준의 '촉'이 적중했다.
KT 선수단의 '예언' 행렬은 이어졌다. 15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 앞서 강백호는 소형준의 활약을 짚었다. 그는 "(소)형준이가 잘 해야 한다. 초반 주도권이 중요하다. 형준이가 어리지만, 큰 경기에서 침착하고, 자기 페이스로 던질 줄 안다"고 설명했다.
강백호의 선택도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정규시즌 7승 7패 평균자책점 4.16으로 데뷔 첫해보다는 아쉬운 성적표를 남겼던 소형준은 120%로 활약했다. 소형준은 경기 초반 볼넷을 남발하며 흔들렸지만, 수비의 도움을 받으며 안정을 찾아갔고,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KT는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 소형준과 베테랑의 선수들의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6-1로 승리했고, 우승 확률 89.5%의 고지를 점령했다. 2연승을 달린 KT는 남은 경기에서 2승만 추가하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기분 좋은 2연승을 기록한 KT 선수들의 '지목'은 계속됐다. 한국시리즈 2차전 데일리 MVP와 오늘의 깡으로 선정된 박경수도 승리 공식에 동참했다. 박경수는 3차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것 같은 선수로 심우준과 오드리사머 데스파네이를 각각 선택했다. 이미 한 번의 촉을 발동한 소형준은 '맏형' 유한준과 데스파이네를 골랐다.
'승리 공식'이 깨질까, 박경수는 한참을 뜸 들이다가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심우준은 숨은 공신이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부각 받지 못하고 있지만, 너무 잘해 주고 있다. 임팩트 있는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데스파이네를 지목한 배경으로는 "윌리엄 쿠에바스가 잘해주고 있는데, 같은 외인 선수로서 잘하고 싶은 생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1~2차전을 마친 시점에서 KT 선수들의 촉은 모두 적중하고 있다. 박경수가 지목한 선수들이 3차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고, 승리 공식이 이어질 수 있을까.
[KT 2루수 박경수가 1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1회초 수비를 마친 뒤 소형준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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