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두산의 완패다. KT의 마법에 더 이상의 미라클은 없었다.
단기전에서는 수비의 집중력과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던 두산은 1차전에서 아쉬운 수비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고, 2차전에서는 KT의 계속되는 호수비와 열정적인 분위기에 완전히 밀렸다.
두산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1.2차전 맞대결에서 모두 패하며 가을야구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 7전 4선승제로 열리는 한국시리즈에서 '스윕 패'를 걱정해야 할 위기다.
한국시리즈에 올라오기까지 7경기에서 무려 55점을 뽑아내는 과공할 공격력을 자랑하던 두산이었다. 외국인 투수들이 빠진 마운드의 약점을 타선으로 만회하며 파죽지세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KT의 투수들 앞에서 마법에 걸린 듯 완전히 다른 타선이 되었다.
강승호와 페르난데스가 연일 안타 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양석환, 박건우 등 중심타자들의 부진으로 공격의 흐름이 끊기고 있다. 타선의 흐름이 물 흐르 듯 이어져야 하는데 맥이 끊긴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의 흥도 깨져버렸다.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500을 기록 중인 강승호와 타율 0.625를 기록 중인 페르난데스마저도 안타를 치고 타점을 올려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8회초 2사 후 강승호가 2루타를 치고 찬스를 만들었고 페르난데스가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쳤다. 하지만 그들은 침묵했다.
이렇게 경기를 하면 승리할 수가 없다. 앞으로 최소 두 번의 경기는 더 해야 한다.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고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계속 승리하고 올라온 두산이 분위기가 더 좋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런데 스스로 자멸하는 분위기다.
두산은 KBO리그 역사상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이다. 매년 FA 전력 유출로 약체 평가를 받으면서도 김태형 감독의 카리스마와 새로운 선수들의 활약으로 슬기롭게 헤쳐나갔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현 상황의 전세를 뒤집기 위해선 항상 그랬듯 새로운 '미친 선수'가 나와 두산의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가을좀비' 두산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하다.
[분위기 싸움에서 KT에 완전히 밀린 두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