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어김 없었다. 이강철 감독은 '유비무환' 정신으로 비장의 무기 고영표를 불펜으로 가동해 또 성공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한 가지 승부수를 던졌다. 토종 에이스이자 '국대 사이드암' 고영표를 과감하게 불펜으로 전환했다. 윌리엄 쿠에바스~소형준~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배제성으로 4선발을 짰다.
고영표가 소형준이나 엄상백 등 그 어떤 팀 내 토종투수들보다 커맨드와 위기관리능력 등이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불펜 강등'으로 보이지만 이 감독의 묘수에 가깝다. 5선발까지 탄탄한 팀은 단기전서 이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법이다.
'불펜' 고영표는 15일 2차전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6-0으로 앞선 7회초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 1⅔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했다. 5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았으나 19개의 공만 던질 정도로 투구수 관리가 잘 됐다.
평소 같으면 불펜 필승카드가 나설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단기전서 6점 리드라도 1~2점만 내주면 금방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이 감독은 과거 넥센과 두산에서 수석코치로 단기전을 많이 경험했다. 선수 시절 한국시리즈 경험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시리즈 MVP 출신이다.
고영표는 17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도 나섰으나 연투는 아니었다. 16일이 휴식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루틴이 익숙하지 않지만, 페넌트레이스 이후 푹 쉬면서 컨디션을 조절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 없었다.
3-0으로 앞선 7회말이었다. 공 11개로 1이닝을 삭제했다. 투심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섞으며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8회에는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는 등 불운 속에 2사 2루 위기를 맞았다. 박건우에게 투심을 던지다 1타점 중전적시타를 맞았으나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9회 시작과 함께 마무리 김재윤으로 교체됐다. 2이닝 2피안타 1실점. 투구수는 27개.
결과적으로 2~3차전서 불펜으로 변신한 국대 사이드암이 두산의 마지막 희망을 짓밟은 셈이었다. 두산은 투수들은 말 할 것도 없고 타자들도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치르느라 경기를 거듭할수록 스윙이 무뎌지는 게 눈에 보인다. 두산 타자들에겐 KT의 강한 선발투수를 두 명이나 상대하는 게 버거울 수밖에 없다.
[고영표.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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