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X이선균 '킹메이커', 설 극장가 단 하나의 웰메이드…'가슴 뜨거운 정치 드라마' [마데핫리뷰]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설날 극장가에 뜨거운 울림을 선사할 '킹메이커'가 온다.

오늘(26일) 개봉한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는 세상에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

모티브가 된 실화 소재부터 흥미롭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 참모였던 故 엄창록, 그리고 1960-70년대 드라마틱한 선거 과정을 모티브로 영화적 재미와 상상력에 기초해서 창작된 픽션물이다.

변성현 감독이 전작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제작진, 주연 설경구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신작으로 높은 완성도를 보장한다. 그는 이 작품으로 2017년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어 국내외 평단을 사로잡은 동시에, '불한당원'이라는 '신드롬급' 두터운 팬덤을 형성한 바 있다.

이번 '킹메이커' 또한 신선한 충격을 기대해도 좋다. 변성현 감독은 연출과 더불어 각본을 맡아 스토리텔링의 귀재답게 서사를 탄탄하게 쌓아올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읽던 중 '선거의 귀재였다'라는 몇 줄밖에 쓰여있지 않은 한 남자에 대한 언급에 흥미가 끌려 시작됐다"라며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한 것.

이에 '킹메이커'가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맞물린 소재로 주목을 이끌고 있지만 오히려 정치 드라마에 국한시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커서, 더욱 큰 울림을 선사한다. "내가 올바르다고 믿는 목적을 위해선 올바르지 않는 수단도 정당한가? 혹은 그게 정당할 수 있다면 그 선은 어디까지인가"라는 도덕적 딜레마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

비단 정치인들만이 아닌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있는 심오한 문제를 녹여내며 러닝타임 123분 내내 몰입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러한 질문들을 끊임없이 내던지며 객석과의 거리를 허물어, '정알못'(정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마저 스크린으로 빨아들인다.

특히나 '킹메이커'가 기존 정치 드라마와 차별점을 갖는 이유는 변성현 감독만의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연출력이 가미됐기에, 독보적인 볼거리를 자랑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정치인 김운범, 어둠 속에 묻혀 있는 선거 전략가 서창대의 대조적인 특징을 빛과 그림자를 활용한 미장센으로 표현하며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를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살렸다.

또한 변성현 감독과 제작진은 극 중 배경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빈티지 렌즈를 이용해 촬영을 진행하는 등 시대에 맞는 필터들을 사용, 1960-70년대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 생동감과 진정성을 더했다.

여기에 '킹메이커'는 충무로 대표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 시너지가 담기며 어마어마한 흡입력을 갖췄다. 변성현 감독의 '페르소나' 설경구는 극 중 김운범 역할로 분해 색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수차례 낙선했음에도 세상을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물을 묵직한 존재감으로 완벽 소화했다. '오스카의 남자' 이선균은 승리를 위해 치밀한 전략을 펼치는 선거 전략가 서창대 캐릭터를 맞춤옷처럼 표현해냈다.

역대급 명품 신스틸러 조합도 '킹메이커'의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야당 신민당 국희의원 김영호 역의 유재명, 신민당의 또 다른 국회의원 이한상 역의 이해영, '김운범의 든든한 지원군' 최측근 박비서 역의 김성오, 이보좌관 역의 전배수, 선거운동원 수연 역의 서은수, 윤비서 역의 윤세웅, 김운범 아내 이희란 역의 배종옥 등이 든든하게 제 몫을 한다. 김운범 캠프에 맞서는 여당 캐릭터 3인방으론 이실장 역의 조우진, 대통령 역의 김종수, 중앙정보부 소속 김부장 역의 윤경호가 활약했다. 진선규는 서창대의 약방을 찾아온 농부로 우정 출연해 쫄깃한 재미를 자아냈다.

[사진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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