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지난달 수출이 1월 중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1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과 수출 호조에 동반한 수입 확대 등의 영향으로 수입도 크게 늘어나는 바람에 2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해 빛이 바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5.2% 증가한 553억 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2020년 11월 이후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두 자릿수의 수출 증가세가 11개월 연속으로 이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수출이 회복된 이후 10년 만의 기록이다. 일평균 수출은 전년 대비 17.8% 증가한 25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월 수입은 지난해 동기 대비 35.5% 증가한 602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수출확대에 동반한 중간재 수입 확대 등의 영향으로 14개월 연속 증가세이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8억 9,000만 달러를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적자이다. 무역적자가 두 달 연속 이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이후 14년만에 처음이다.
■ 15대 주요 품목 중 14개 품목 수출이 플러스 달성
수출 현황을 세부적으로 보면 15대 품목 중 선박을 제외한 14개 품목이 증가했다.
수출 3대 품목인 반도체(24.2%), 석유화학(40.0%), 일반기계(14.1%는 모두 두 자릿수 성장하면서 각각 역대 1월 중 최대 규모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며 수출이 각각 50% 이상 성장한 석유제품(88.4%)·철강(50.1%)도 1월 수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 9대 全지역으로의 수출은 10개월 연속 플러스
핵심 수출시장인 미국과 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은 역대 1월 수출실적 중 1위를 달성했다. 중국과 유럽연합도 1월 중 수출실적 2위를 나타냈다.
특히, 특히 1위 시장인 중국은 11개월 연속 130억달러, 2위 시장 아세안은 3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달성하며 수출활력 유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증가분이 1월 적자 규모 상회
수출이 이처럼 증가하는 가운데,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증가한 것이 1월 적자의 주요인이 됐다.
올해 1월의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 금액 합계는159억 5,000만 달러로, 지난해 1월 수입액(68억 9,000만 달러) 대비 90억 6,000만 달러 증가했다. 3대 에너지 수입 증가액이 1월 적자폭을 상회한 것이다.
1월 수입액은 월간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규모이며, 작년 11월 이후 3개월간 수입액이 역대 월수입의 1~3위를 차지할 만큼 최근의 수입 증가는 가파른 상승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에너지 가격 급증 등에 따른 수입 증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본, 프랑스, 미국 등 주요국들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며 동절기 들어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의 무역적자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견조하게 증가하고 있어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위기 당시와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다”면서 “수출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증가율의 상대적 강세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밝혔다.
■ 문승옥 산업부 장관, “올해 무역환경이 우리 수출에 결코 우호적이지는 않다"… 수출 총력 대응 강화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올해 첫 달부터 우리 수출이 두 자릿수 성장하면서 역대 1월 중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넘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다만,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에너지원 가격 급등 속에서 원자재 가격, 물류‧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수입단가 상승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며 수입이 30% 이상 증가해 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이어 ““코로나 신규변이 확산과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도 우리 수출은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두 자릿수 증가하는 등 견조한 펀더멘탈을 보여주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최근의 원자재 가격 급등, 지정학적 불안정 심화에 따른 공급망 불안 등의 리스크 요인을 감안할 때 올해 무역환경이 우리 수출에 결코 우호적이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참고 사진자료:부산항 화물터미널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AFPBBNews]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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