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평 김진성 기자] "난 21살, 2년차에 계속 경쟁했다."
KIA 이의리(20)가 작년 연말시상식에서 가장 많이 언급했던 게 양현종(34)과의 만남이다. 이의리가 입단한 2021시즌에 양현종은 미국 도전을 하느라 타이거즈에 없었다. 양현종이 올 시즌 FA 4년 103억원 계약을 통해 2년만에 돌아오면서 이의리와 만났다.
이의리는 1일 함평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아직은 TV에서만 보던 선배님"이라고 했다. 2002년생 이의리로선 14살 많은 양현종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양현종도 "요즘은 예전과 시대가 바뀌어서 나도 젊은 선수들에게 다가가는 게 눈치 보일 때가 있다"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이의리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양현종은 2일 오전훈련을 마치고 "작년에 보니 워낙 좋은 구위를 갖고 있더라.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 작년에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 더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어떤 걸 주문하기보다 시즌에 들어가면 좋은 얘기를 해주려고 한다. 의리가 잘 받아들이면 좋겠다. 쓸데없는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좋은 얘기만 잘 받아들여서 도움이 되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의리는 양현종의 모든 것을 뽑아내고 흡수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양현종은 "난 2년차에 의리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계속 경쟁했던 것 같다. 내가 도움을 줄만한 게 있나 모르겠다. 의리는 자기 자리가 있다. 자신의 루틴에 맞춰 보완할 부분을 찾으면 된다. 내가 도움이 되면 좋겠다"라고 했다.
사실 양현종은 저연차 시절 제구 기복으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반면 이의리는 지난해 1년차 치고 상당한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공이 아주 빠른 것도 아니고, 제구 기복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패스트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고루 구사하며 경기를 디자인하고 운영하는 능력이 1년차 이상이었다. 시작만큼은 양현종 이상으로 강렬했다.
이의리가 양현종의 노하우를 흡수하면, 더욱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같은 좌완인데다, 빠른 공에 의존하는 타입도 아니라서 이의리로선 여러모로 큰 도움을 받을 전망이다. 결국 이의리도, 양현종도, 김종국 감독도 이의리의 건강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작년처럼 다치지 않으면 성장이 기대된다.
김종국 감독은 "트레이닝코치 지도 하에 1대1 훈련을 열심히 하며 자기만의 루틴을 만들려고 한다. 큰 부상이 없으면 시즌을 완주할 것 같다. 양현종을 보면서 따라가려고 하면 좋겠다. 부상만 없으면 올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것이다. 130~140이닝 정도는 해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의리는 지난해 19경기, 94⅔이닝을 던졌다.
[양현종(위), 이의리(아래). 사진 = 함평 곽경훈 기자 kphoto@mydai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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