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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해 박승환 기자] "격려는 전혀 없었어요"
정훈은 지난해 135경기에 출전해 142안타 14홈런 79타점 타율 0.292 OPS 0.818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지난달 5일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11억 5000만원, 옵션 1억 5000만원)에 계약을 맺으며 '롯데맨'으로 남게 됐다.
정훈은 생애 첫 FA 계약을 마치고 2022시즌 준비를 위해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FA 계약을 마친 덕분일까, 정훈은 한결 여유가 있고 유쾌했다. FA 계약 체결 후 캠프를 치르는 느낌은 어떨까. 3일 취재진과 만난 정훈은 "(예년과) 느낌이 너무 똑같다. 하지만 편하게 잠을 자는 것 같다"며 "생각에 잠기지 않고, 잘 자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계속해서 정훈은 "늘 그랬던 것처럼 비슷하다. 잠깐 기분이 좋았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다. 파트가 나눠져 있어서 선수들과 같이 많은 훈련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자유롭다"며 "최근 몇 년간은 자유로움 속에서 운동을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정착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FA 계약을 마친 뒤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15명의 FA 선수 중 계약이 가장 늦어지는 등 FA 협상 기간 중 마음고생이 심했던 정훈이다. 그는 "솔직히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것이 힘들었다. 방출 경험 이후로 가장 마음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정훈은 "20살에 방출을 당했을 때도 처음 겪는 것이었지만, 이번 FA 계약도 처음 겪었다. 남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 있으니 그 또한 쉽지 않더라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집을 떠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FA 계약을 맺은 후 팀 동료들에게 어떠한 말을 들었을까. 정훈은 "격려는 전혀 없었다"고 호탕하게 웃으며 "'고생했다. 잘했다' 두 마디가 끝이었다. (이)대호 형의 경우 '이제 야구만 잘해라'는 말을 하고 전화를 먼저 끊더라. (전)준우 형은 '잘했다'보다는 '고생했다'는 말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이번 FA 계약 과정에서 팬들의 격려에도 많은 힘을 얻었다. 정훈은 고마운 마음을 무조건 돌려주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계약 과정에서 너무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았다. 힘들 때 격려를 받으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팬 서비스에서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이제는 정말 힘든 상황이라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가능하면 사진도 더 찍고, 사인도 많이 할 것"이라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FA 계약을 마친 만큼 이제는 팀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생각이다. 정훈은 "올 시즌 목표는 20홈런에 90타점이다. 그동안 개인 성적의 비중을 8로 뒀다면, 팀과 개인 성적의 비중이 반반이다. 매번 말로만 가을 야구를 하겠다고 하는 것이 죄송스럽다. 최대한 이기려고 노력하고 열심히 하겠다"며 "팀 순위가 올라갔으면 좋겠고, 단기전에서 쫄깃쫄깃한 승부를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롯데 정훈이 3일 오후 경상남도 김해시 롯데자이언츠 상동야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김해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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