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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평 김진성 기자] "현종이 형이 돌아온 게 이렇게 클 줄 몰랐다."
KIA 1군 선수들이 머무르는 함평 스프링캠프에 '대투수 효과'가 강타했다. 4년 103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돌아온 양현종의 존재감이 엄청나다. 올 시즌 주장을 맡은 김선빈은 3일 "현종이 형이 돌아온 게 이렇게 클 줄 몰랐다"라고 했다.
양현종은 2021년 내내 미국에서 힘겨운 도전을 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 타이거즈에 대한 걱정이 끊임 없었다. 하위권으로 처진 팀을 누구보다도 안타까워했다. 시즌 막판에는 선수단에 수제쿠키를 보내며 격려하기도 했다.
돌아온 양현종은 미국 경험을 살려 외국인투수들과 적극 소통한다. 저연차 선수들을 살뜰하게 돕는 등 단순히 선수 한 명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 타선의 새로운 기둥 나성범도 비슷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타이거즈의 상징 양현종의 존재감이 워낙 크다.
양현종은 "1년간 나가있다 보니 모르는 선수가 많다. 윤중현은 작년에 좋은 성적을 냈는데, 이번 캠프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LG에서 활약한 이준형도 주의 깊게 봤다. 좋은 투수라고 들었다. 위축되지 말고 빨리 적응해서 잘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주장 김선빈도 양현종이 든든하다. "워낙 대단한 선수다. 형이 돌아와서 팀에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나도 주장이 처음이라 현종이 형에게 도와달라고 했다. 알겠다고 하더라. 작년에 (임)기영이가 투수조에서 임시 주장을 맡으며 고생했다. 너무 힘들어 했는데 고마운 마음이 든다"라고 했다.
작년 투수조에서 고생한 임기영, 베테랑 홍상삼도 특히 양현종을 반가워했다. 양현종은 "기영이가 날 제일 반겨줬다. 상삼이도 고참에 대한 고충을 나눌 수 있다. 부담감보다 책임감이 생겼다"라고 했다.
고참으로서 함평 캠프 첫날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양현종은 "팀이 하나가 되면 좋겠다. 작년에 밖에서 팀을 바라보니 많이 힘들어 하는 걸 느꼈다. 고참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이제 내가 오면서 선수들이 잘 융화하고 소통도 잘 하면서 부담 갖지 말고 훈련에 임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물론 양현종도 고충이 있다. 20대 초~중반의 저연차들과 최소 10살 정도 차이가 난다. 그는 "시대가 바뀌어서 나도 어린 선수들에게 다가가는데 눈치가 보인다. 그런 분위기부터 바꿔나가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데 나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했다.
양현종은 나성범 효과에 대해 수치보다 무형의 시너지에 더 주목했다. 본인 효과도 마찬가지다. 253억원에 영입한 양현종과 나성범만 잘한다고 KA가 달라지는 게 아니다. 더 많은 선수가 각성하고, 힘을 내야 양현종과 나성범의 짐도 줄어들 수 있다.
일단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4일 휴식일을 갖고, 5일부터는 함평과 영광에서 합숙하며 케미스트리를 다진다. 양현종은 "집에 돌아온 느낌이다. 다들 보고 싶었고 반가웠다. 어제 왔던 선수처럼 어색하지도 않았다. 고참의 무게를 느꼈고 책임감이 있다"라고 했다.
[양현종과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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