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흥 김진성 기자] 2년간 해결해야 할 마지막 미션이 있다.
이정후(키움)가 공개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희망을 드러냈다. 11일 고흥 스프링캠프 직후 "(김)하성이 형(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미국에 나간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 나도 나갈 수 있으니 열심히 하라는 말이 생각난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과거 일본프로야구 진출에 대한 꿈을 드러냈다. 그러나 "미국 투수들이 공격적인 스타일인데, 나도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내가 미국 투수들에게 통할지 궁금하다"라고 했다. 일본이 아닌 메이저리그 진출이 꿈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이정후는 풀타임 6년차를 맞이했다. 연봉은 무려 7억5000만원. 3~6년차 최고연봉자. 올해도 이름값을 해내면 비 FA 연봉 10억원도 불가능하지 않다. 2023시즌이 끝나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 2024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사례처럼 키움의 동의를 얻는 건 어렵지 않다. 키움은 이정후를 2023시즌 후 메이저리그에 보내고 포스팅 비용을 챙기는 게 2024-2025 FA 시장에서 국내 타 구단에 빼앗기는 것보다 이득이다.
중요한 건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다. 이정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12,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국제무대 경험을 쌓았다. 메이저리그 아시아 스카우트들에겐 일찌감치 집중체크의 대상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이정후에 대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메이저리그에 뛰어들 수 있는 2024년에도 겨우 만 26세이며, 병역특례를 받은 확실한 장점이 있다. 아시아에서 통하는 컨택트 능력을 보유한 것에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수비력과 주루능력도 수준급이다.
다만, 장타력, 특히 홈런생산능력에선 시선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후의 통산 장타율은 0.477. 최근 2년간 0.524, 0.522로 각각 리그 11위, 리그 4위였다. 홈런타자가 아닐 뿐 이정후의 장타력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전형적인 갭히터로서 좌우중간으로 빠지는 타구를 잘 만들어내는 스타일이다. 지난 2년간 91개의 2루타를 생산했다. 누구도 지난 2년간 이정후보다 2루타를 많이 치지 못했다. 단, 홈런만으로 한정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이정후는 통산 36홈런을 기록했다. 2020년 15홈런을 제외하면 매년 한 자릿수 홈런을 쳤다.
메이저리그 외야수들의 경우, 공격력 특히 클러치능력과 장타력에 강점을 가진 선수가 즐비하다. 사실상 공격력이 특출 나지 않으면 주전 외야수로 살아남는 건 어렵다. 이 대목에선 KBO리그와의 레벨 차이도 감안해야 한다.
결국 이정후의 2루타 및 홈런 생산능력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생존이 가능하겠느냐는 신중론, 아직 젊은 나이라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전 2년간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공존한다. 이정후 역시 "2년간 해야 할 일이 많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2년 전 강하게 퍼올리는 스윙을 했으나 옆구리에 부상이 있었다. 이후 스윙 궤도를 가다듬었다. 작년에는 홈런을 의식하는 스윙을 하지 않았다. 2루타와 함께 본연의 날카로운 컨택을 극대화했다. 올 시즌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전에 장타력, 특히 홈런생산능력이 좀 더 좋아지면 몸값이 올라간다.
그런 점에서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만 132홈런을 터트린 야시엘 푸이그에게 어떤 조언을 들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아무래도 이정후가 올 시즌 한솥밥을 먹는 푸이그로부터 자연스럽게 메이저리그에 대한 얘기를 주고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는 푸이그와 함께할 올 시즌을 크게 기대한다.
[이정후. 사진 = 고흥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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