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두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도전 키맨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지난 해 12월5일 두산 베어스의 주전 포수 박세혁(32)이 오래 교제해온 신부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가장이 된 만큼 책임감이 커졌다. 열심히 야구해서 멋진 남편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해 기대를 모았다.
박세혁은 전 해태 타이거즈 좌타 슬러거 박철우(58) 현 두산 베어스 재활군 코치의 아들이다. 신일고-고려대를 거치면서 늘 아버지 이름을 꼬리표로 달고 다녔다. 선수 생활을 되짚어 보면 선택의 순간에 고비마다 어려움을 겪었고 두산 베어스에서도 백업 포수로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했다.
지난해 박세혁은 신부에게 최고의 시즌을 선물하려고 했으나 개막 직후인 4월16일 잠실 LG전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8회초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가 LG 투수 김대유의 패스트볼을 얼굴에 맞았다. 병원으로 후송돼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눈 근처 뼈가 부러진 안와골절이었다.
겨우 10경기에 출장한 시점에 수술을 받게 됐다. 19일 수술 후 재활까지 거친 박세혁은 6월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마침내 복귀했다. 그는 경기 후 KBSN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속으로는 불안했다. 야구를 다시 할 수 있어 감사하다. 내가 다쳐서 아버지도 힘드셨을 것이다’고 밝히며 눈시울을 붉혔다.
선수 생활 중 가장 오래 쉬게 된 부상을 당한 경기의 상대가 신일고를 졸업할 당시 자신을 2차 7라운드 전체 48번으로 지명한 LG 트윈스였다는 것도 참 특별했다. 고려대 진학이 결정된 상황에서 형식적인 지명이었다고는 하지만 분명 박세혁은 LG 선수가 될 수 있었다.
박세혁은 특이하게도 포수로서 보기 드문 좌타자이다. 우투좌타인 그는 아버지와 다르게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 포수 출신이었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외야수로 전향하는 경우(현 두산 좌익수 김재환 등)가 있는데 박세혁은 포수 자리에서 버텼다.
그 선택이 옳았는지는 아직 평가하기 힘들다. 외야수가 됐어도 그는 장거리포가 되기는 힘든 타자이다. 다만 아버지와는 다르게 빠른 발을 가지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2012시즌 두산 베어스에 지명된 그는 2012시즌 데뷔했으나 상무에서 병역 의무(2014~2015시즌) 공백이 있었고 주전 포수 양의지의 뒤에서 백업 포수 역할을 했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2018시즌 후 FA가 돼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125억원에 계약하고 떠나고 나서야 주전 포수가 됐다. 그는 2019시즌 137경기에 출장해 123안타로 타율 2할7푼9리, 4홈런 63타점을 기록하며 팀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두산 베어스의 새 주전 포수로 마침내 자리를 잡았다.
다음 해인 2020시즌에도 124경기에 출장해 박세혁 시대를 예고했으나 지난해 안와골절 중상을 입어 96경기 출장에 타율 2할1푼9리에 그쳤다. 그래도 그는 주전포수로 복귀해 한국시리즈에서 마스크를 썼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스윕 패를 당했다. 김태형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인 올시즌 7년 연속 KS 진출 기록에 도전한다.
외야수 박건우의 NC 이적 등으로 두산의 전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박세혁의 역할이 중요하다. 동기생이 거액의 FA 계약을 한 상황에서 올시즌 후 처음 FA가 되는 그는 연봉 3억원을 받는다. 마침내 시련은 끝났을까.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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