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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잠시 KBO 리그 10개 구단 감독의 이름을 읊어보도록 하자. 이강철 KT 감독부터 김태형 두산 감독, 허삼영 삼성 감독, 류지현 LG 감독, 홍원기 키움 감독, 김원형 SSG 감독, 이동욱 NC 감독, 김종국 KIA 감독, 래리 서튼 롯데 감독, 그리고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까지.
외국인 감독 2명을 제외한 나머지 8개 구단 감독들의 공통점은 바로 지금 자신이 소속된 팀에서 감독으로 데뷔했다는 사실이다. 이들 중 가장 잔뼈가 굵은 김태형 감독은 2015년부터 두산의 지휘봉을 잡아 올해로 8번째 시즌을 맞는다. KIA는 유남호 감독 이후 서정환, 조범현, 선동열, 김기태, 맷 윌리엄스 감독에 이르기까지 검증된 사령탑이나 외국인 감독을 앉혔으나 16년 만에 처음으로 초보 감독(김종국)을 임명했다.
현직에 있는 감독들 모두 똑같이 '해피엔딩'일 수는 없을 것이다.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2010년대 이후 감독으로 데뷔한 지도자는 총 24명(외국인 감독 제외). 이들 중 현직에 8명이 있고 16명이 옷을 벗은 아픔이 있다. 그렇다면 16명 중 1군 감독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감독은 얼마나 있었을까. 고작 4명이 전부였다.
먼저 2011년 삼성 사령탑으로 부임한 류중일 감독은 전설의 정규시즌 5연패와 통합 우승 4연패를 달성하면서 명장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2018년 우승에 목마른 LG의 러브콜을 받았다. 재임 기간 3년 중에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달성했다. 다만 '우승 청부사'로 기대를 모았기에 더이상 동행할 수는 없었다.
두산이 2012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임명한 김진욱 감독은 2013년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혁혁한 공을 세우고도 구단과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2017년 KT의 사령탑으로 복귀했으나 2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LG도 2012시즌에 앞서 새 사령탑을 선임했는데 바로 김기태 감독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2013년 LG의 돌풍을 이끌며 팀이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 기적 같은 순간을 연출했다. 2016년부터 KIA의 사령탑을 맡은 김기태 감독은 2017년 통합 우승으로 감독으로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맞았다.
2013년 넥센(현 키움)의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2014년 한국시리즈 진출로 파란을 일으켰으며 히어로즈에 '가을 DNA'를 심어줬다. 2018년 SK(현 SSG) 단장으로 부임한 뒤 2019년에는 SK 사령탑을 맡았다. 2019시즌 1위로 독주하다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아픔도 있었다.
재취업에 성공한 류중일, 염경엽, 김기태, 김진욱 감독의 공통점은 바로 뚜렷한 성과가 있었다는 점이다. 류중일 감독은 통합 우승 경력이 있었고 염경엽, 김진욱 감독은 한국시리즈 진출 경력이 있었다. 김기태 감독은 한국시리즈 경력은 없었지만 팀을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로 이끄는 '우승급' 성과물을 품에 안았다.
과연 현직에 있는 감독들은 얼마나 장수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 3회 우승과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어마어마한 성과로 장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고 이강철, 이동욱 감독도 우승 경력을 발판으로 장기 집권이 가능한 지도자로 꼽힌다. 허삼영, 류지현, 홍원기 감독도 지난 해 포스트시즌 진출 경력을 쌓았고 올해는 더 큰 목표를 이루려고 한다. 김원형, 김종국 감독도 생애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한다. 현직 감독들 입장에서는 리그 전반적으로 감독 재취업의 확률이 점점 희박해지는 것을 감안하면 어떻게든 뚜렷한 성과를 품에 안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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