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보훈처 감사 결과 확인된 김원웅 광복회장의 비자금 사용 내역]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김원웅 광복회장이 국가유공자 후손 장학 사업을 위해 광복회가 운영해온 카페 수익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7000여만원을 유용한 정황이 국가보훈처 감사에서 드러났다.
김 회장은 이 비자금을 자신의 개인 명의의 통장에 빼돌리거나 의류비, 이발비, 모의권총 구입비 등으로 사용했고, 심지어 무허가 마사지 업소도 6차례나 출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보훈처가 1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광복회 국회 카페 감사 개요' 자료에 따르면 보훈처는 최근 실시한 광복회 감사에서 김 회장의 비자금 조성 등 비위 사실을 확인했다.
보훈처는 광복회 등 보훈 공법단체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갖고 있다.
김 회장의 비자금은 광복회가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에서 운영해온 야외 카페 '헤리티지 815'를 통해 만들어졌다.
이 카페가 소규모 인테리어 업체인 Y사에 물품을 발주하면 Y사는 허위매출, 과대계상 등의 수법으로 커피 재료상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했다.
이 비자금은 이후 김 회장 개인 명의 통장으로 이체되거나 김 회장이 산 물건값 등을 대납하는 데 쓰인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났다.
보훈처 감사결과를 보면 김 회장은 이 비자금으로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상호 없이 운영되는 무허가 마사지 업소(가정집)에서 60만원을 쓴 것으로 돼 있다. 1회 마사지를 받는 데 10만원씩 총 6회 출입했다.
김 회장의 한복·양복 구입비 440만원, 이발비 33만원도 비자금 사용 내역에 포함됐다. 김 회장은 이를 모두 현금으로 지불했다.
김 회장이 설립한 협동조합 '허준 약초학교'에도 △공사비 1486만원 △묘목·화초 구입 300만원 △강사비·인부대금 80만원 △안중근 모형 권총 1정 구입비 220만원 △파라솔 설치 대금 300만원 등 총 2000만원대 비자금이 들어갔다.
또 이번 보훈처 감사에서 김 회장 관련 의혹 제보자는 △국회의원실 화초 구입비 300만원 △명절 상품권 200만원 △국회 카페 공사비 부족분 990만원 △광복회 직원 상여금·야유회비 등 1420만원 △Y사 세금발생액 보전 등 1427만원 등에 비자금이 쓰였다고 진술했다.
보훈처 자료상 김 회장이 이렇게 유용한 비자금은 총 7256만원 상당에 이른다.
또한, 김 회장의 친인척들이 등기상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골재기업이 광복회 사무실과 집기를 5개월 동안 무상으로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회장의 며느리와 처조카가 이 업체의 사내이사로 일하고 있다. 김 회장의 동서 김모씨는 등기 임원은 아니지만 회장 직함으로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훈처는 보고했다.
다만 보훈처는 "비자금 조성과 사용은 인정되지만 김 회장의 지시·승인·묵인 여부는 관련자 진술과 상이하다"며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감사의 한계상 수사로 밝혀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보훈처는 이번 광복회 감사결과와 관련해 경찰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그러나 김 회장은 이번 감사결과 가운데 일부가 언론에 공표된 지난 10일 "명예 훼손"이라며 반발한 데다, 일부 광복회원들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불가"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비자금 조성은 전직 직원의 비리이며, 이를 자신에게 덮어씌워 몰아내려는 세력이 광복회 내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앞서 9일 일부 광복회원들이 자신의 해임안 상정을 위한 임시총회 개최를 요청했을 때는 "정관상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며 직권으로 반려하기도 했다.
그랬던 김 회장이 14일 광복회 임원 및 대의원 등에게 보낸 공문에선 자신의 불신임안 투표를 위한 임시총회를 오는 18일 개최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거취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