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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도핑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는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15일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발리예바가 3위 안에 들면 꽃다발을 주는 간이 시상식은 물론 메달 수여식도 열지 않겠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방침에 따라, 아무 논란 없이 최선을 다해 메달을 딴 선수들조차 시상식에 오르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26번째로 빙판 위에 등장한 발리예바는 자신을 향한 따가운 눈총을 의식한 듯 경기장 천장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KBS, MBC, SBS 등 국내 지상파 3사는 발리예바가 연기를 펼치는 3분간 침묵을 지키며 항의의 뜻을 피력했다.
국가대표 출신 곽민정 KBS 해설위원은 “많은 것들을 책임지려면 출전하지 말아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장 화나는 부분은 이 선수로 인해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호정 SBS 해설위원은 발리예바 연기가 끝난 직후 “출전이 강행된 연기에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었다는 점을 알려드린다”며 시청자들의 양해를 구했다. 이현경 SBS 캐스터는 “어렸을 때부터 훈련해 정정당당하게 싸워왔던 선수들의 노력은 뭐가 되는 거냐. 이 선수(발리예바)를 천재 소녀라고 했었는데 약물을 복용해 천재가 된 소녀였다”고 비판했다.
김초롱 MBC 캐스터는 “도핑을 한 선수와 경쟁한다는 게 공정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김해진 해설위원은 “선수 본인도 자신이 만든 도핑이라는 감옥 안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발리예바 다음 순서로 연기를 펼친 유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신경이 안 쓰였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내 스케이팅이 우선이다. 여러 사건을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발리예바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쇼트프로그램 직후 통상 1~3위 선수를 참석시켜 진행하는 기자회견 자리에는 3위를 차지한 일본의 사카모토 사오리(22)만 먼저 참석한 채 시작했다.
사카모토는 이날 회견에서 발리예바 관련 질문에 “진실이 무엇인지 모른다”라며 “내 의견을 말하기가 매우 어렵다. 대회에 집중하려 한다”라며 말을 아꼈다.
대회 측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기자회견에 선수들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기자회견 참석은 권고사항이지 의무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발리예바 측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청문회에서 “도핑은 할아버지가 복용하고 있는 심장약 때문”이라며 발리예바의 할아버지가 복용하는 약물이 섞여서 소변 샘플이 오염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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