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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누군가 김태형(55) 두산 베어스 감독을 김응용 전 해태, 삼성, 한화 감독의 대(大) 감독 계보를 이을 ‘리틀 김응용’이라고 했다. 2003년부터 2020년까지 18시즌 연속 해태 타이거즈 감독을 지내며 9차례 우승을 시킨 김응용감독의 기록을 깰 지도자는 앞으로도 KBO리그에 없을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김태형감독은 2005년 두산 베어스 감독을 맡은 이후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3회 우승) 신기록을 세웠다. 올시즌이 두산 베어스와의 3년 계약 마지막 해여서 8년 연속 진출이 가능할지, 4번째 우승을 차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즌 후 두산 베어스를 떠난다면 사실상 FA 감독으로 우승 청부사가 된다. 전설이 된 김응용감독의 길을 갈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1934년 브루클린 다저스 감독을 시작으로 뉴욕 양키스 황금시대를 이끈 전설적인 감독 케이시 스텡걸(1890~1975)도 뉴욕 양키스 감똑은 12시즌 연속(1940~1960)이었다.
스텡걸감독은 뉴욕 양키스를 5년 연속(1949~1953) 월드시리즈 챔피언, 그리고 1956, 1958시즌 포함 모두 7차례 우승 팀으로 만들어냈다. 감독으로 1905승 1842패, 승률 5할8리를 기록하며 통산 월드시리즈 우승은 9회이다.
김응용감독은 한국프로야구의 ‘케이시 스텡걸’이었다. 해태 타이거즈 한 팀에서만 9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삼성 라이온즈 1회 등, 모두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 됐다.
2000시즌을 마지막으로 해태 타이거즈에서 삼성 라이온즈 감독으로 옮겨 갔을 때 야구계는 물론 팬들도 깜짝 놀랐다. ‘종신 감독’ 얘기가 나올 정도로 김응용감독과 해태 타이거즈는 도무지 떼려야 뗄수 없는 관계였기 때문이다.
당시 해태 그룹 고위층과의 갈등설이 있었지만 사실상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삼성 라이온즈가 거액의 몸값으로 마치 FA를 선언한 감독을 영입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김응용감독은 2002시즌 마침내 삼성 라이온즈에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안겨줬다. 공교롭게도 상대가 LG 트윈스였고 김성근감독이 지휘했다.
김응용감독은 우승을 차지한 뒤 ‘마치 야구의 신(神)과 싸운 것 같았다’고 상대팀 김성근감독을 묘사해 ‘야신(野神)’이 탄생하게 됐다.
흥미로운 것은 김응용감독의 삼성 첫 시즌인 2001 한국시리즈 상대팀이 두산 베어스였다. 상대 감독이 김인식감독이다. 김응용감독의 삼성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는데 김인식감독의 두산 베어스에 2승4패로 지고 말았다.
김인식감독은 한국시리즈 9회 우승한 김응용감독에게 한국시리즈 첫 패배를 안겨주며 이른바 ‘3김(金) 시대’를 열었다. 김인식감독은 두산 베어스에서 9시즌을 하면서 2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김인식감독에 이어 두산에서 장수하고 있는 감독이 현재 김태형감독이다. 3년간 총액 28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3년간 21억원)의 KBO리그 역대 최고 대우 계약 감독의 마지막 시즌이 시작된다.
[사진=이천 유진형 기자]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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