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에 이틀꼴 야근...'극단 선택' 9급 공무원 카톡엔 "우리 신입 과부하 걸렸네"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업무 과중을 호소하며 극단 선택을 한 전북 전주시 9급 공무원이 사흘에 이틀꼴로 야근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전주시에 따르면 숨진 공무원 A(27)씨가 해당 부서에 발령받은 지난달 12일 이후 이달 14일 숨지기 전날까지 한 달여 사이에 14일이나 초과 근무를 했다.

이 기간 총 근무 일수가 21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흘에 이틀꼴로 야근을 한 셈이다.

초과 근무 시간은 총 52시간이었다.

야근하는 날이면 평균 2.4시간가량 초과 근무한 것이다.

A씨는 전체 팀원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초과 근무 시간이 많은 편이었다.

"(고인이) 밤 11시, 12시까지 야근을 하고 주말에도 쉬지 못했다"는 유족들의 말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대목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고인의 업무 특성상 연초에 일이 몰리는 데다 업무가 익숙하지 않아 초과근무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부서 안에서 갑질 등이 있었는지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A씨의 유족 측은 "고인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시청 직원들이 고인을 비아냥대거나, 일감을 몰아주고서 '우리 신입 과부하 걸렸네'하며 시시덕거리는 정황이 있다"고 했다.

이어 "고인은 이를 모욕적인 언사로 받아들여 상당히 괴로워했을 것 같다"며 "업무 인수인계도 없이 많은 일을 맡기고 신규 직원을 관리하지 않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족 측은 "김승수 시장 등을 강요, 직무 유기,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해달라"며 전날 전주완산경찰서에 고발장을 냈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업무 과중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겼다.

휴대전화에 남긴 메모 형식의 유서에는 "나 진짜 못 버티겠어. 귀에서 이명이 들리고 속도 쓰리고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공무원 됐다고 좋아했는데 미안해"라고 쓰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 이미지 사진:AFPBBNews.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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