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모든 걸 배우고 싶다."
KIA 차세대 좌완에이스 이의리(20)는 작년 연말시상식에서 "양현종 선배님의 모든 걸 배우고 싶다"라고 했다. 양현종이 미국에서 고군분투하던 2021년에 데뷔했다. 이의리는 이번 함평 스프링캠프에서 양현종을 처음으로 만났다.
좌완인데 경기운영능력이 좋다는 점까지 닮았다. 이의리는 지난해 완성형 선발투수가 될만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신인왕에 올랐다. 2022시즌에는 롱런의 기반을 닦고, 양현종을 잇는 타이거즈 좌완 에이스가 될만한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의 만남에 큰 관심이 쏠렸다. 스프링캠프는 공유와 소통의 장이다. 더구나 KIA 선수들은 현재 영광에서 합숙을 하고 있다. 야구 얘기를 넘어 인생을 논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 어차피 훈련일에도 하루 종일 훈련을 하는 건 아니다.
모든 KIA 투수가 같은 마음이겠지만, 이의리 역시 양현종과 많은 얘기를 나누며 느끼고 배우고 자극 받는 시간을 갖지 않았을까. 어쩌면 이의리에겐 산전수전을 겪은 양현종과 한솥밥을 먹는 게 야구인생 최고의 행운일지도 모른다.
그런 이의리는 이런 시간을 가질 기회를 일시적으로 잃었다. 최근 손가락 물집으로 함평 캠프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물론 큰 부상도 아니고, 공백기가 길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양현종에게서 얻을 배움 이상으로 큰 깨달음이 있었을 듯하다.
건강이다. 이의리는 지난해 시즌 막판을 날렸다. 9월12일 NC전이 마지막 등판이었다. 운동을 하다가, 혹은 경기 중에 다친 게 아니었다. 자신의 부주의에 의한 발목 부상이었다. KIA챔피언스필드 덕아웃 계단을 내려가다 삐끗했다.
때문에 이의리는 연말시상식마다 2022시즌 목표로 "아프지 않는 것", "풀타임"이라고 했다. 사실 물집이 부상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다. 물집으로 고생하는 투수는 시즌 중에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의리는 사소한 문제 하나라도 캠프에서 일시 퇴단할 수 있고 고생스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을 것이다.
올 시즌 이의리의 행보는 KIA 야구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흔히 말하는 '2년차 징크스'는 없을지, 업그레이드 된다면 기술적 측면인지, 마인드의 성숙함인지 궁금하다. 10승이 가능할지, 작년에 이어 또 태극마크를 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갈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의리가 대표팀 금메달에 기여하면 KIA에도 경사다. 공백기 없이 FA 자격을 얻을 때까지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아직 보여줄 게 많은, 팬들 입장에선 호기심을 자아내는 투수다. 김종국 감독은 "아프지만 않다면 (선발로)풀타임을 소화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의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