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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해외에서 술자리에 동석한 이들을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했다는 혐의로 피소된 유명 셰프 정창욱(42)에 대한 추가 폭로가 나왔다. 그와 함께 일했다는 관계자들은 “폭언과 폭행은 물론, 임금조차 제대로 지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일교포 4세인 정창욱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미쉐린가이드가 ‘빕 구르망’으로 선정한 서울 중구 소재 식당 금산제면소와 구독자 13만여명의 요리 유튜브 채널 ‘정창욱의 오늘의 요리’를 운영하고 있다.
19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정창욱의 폭행 사건의 전말이 생생하게 공개되면서 그의 두 얼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날 방송에는 정 셰프를 고소한 유튜브 편집자 윤모씨도 출연했다.
지난해 8월 새 사업 구상을 위해 하와이에 머물렀던 유튜버 신영호 씨는 정 셰프를 만나 사업에 대한 도움을 받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정 셰프, 유튜브 편집자 윤씨와 함께 하와이에 머물면서 유튜브 촬영을 했다.
신씨는 “하와이에서 정 셰프가 지인의 집에 방문해 요리를 해주는 등의 유튜브를 찍었는데,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윤씨에게) 인터뷰 중에 어떤 질문을 했냐고 물었다. ‘셰프님이 해줬던 음식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 무엇이냐’였다. 나는 내심 질문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정 셰프가 버럭 화를 내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감히 내 선임한테 그런 질문을 하느냐. 내 인생을 망쳤다'라고 소리치더라. 약통을 잡고 윤 씨 얼굴 왼쪽을 계속 때렸다. 이후 주방에서 칼을 꺼내 들었다. 칼로 위협을 하는가 하면 벽과 책상에 칼을 꼽기도 했다”라고 증언했다.
신씨는 또 “한국에 와서도 계속 그 사람(정 셰프)이 입막음하려고 뭔가 할 것 같은 공포감이 심했고, 호신용 무기를 알아보고 정신적으로 불안할 때는 호신용 무기를 발목에 꽂고 나갔다”라고 말했다. 결국 신씨는 정 셰프를 특수상해,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윤씨는 정 셰프와 일하면서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윤씨는 “수익의 25%를 나눠주겠다고 했다가 돈을 줄 때가 되면 ‘음식 촬영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서 적자다. 못 주겠다’라고 했다. 입금 받은 돈은 한 푼도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사람(정 셰프)은 내 계좌번호도 모른다. 카메라 촬영할 때는 욕설도 안 하고 성격 좋은 형인 것처럼 행동하다가 카메라가 꺼지면 그때는 달라진다”고 말했다.
신씨와 윤씨 외에도, 정 셰프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는 사람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한 예능 프로그램 스태프는 “이탈리아 촬영 중 레스토랑 예약을 했는데 식사가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다. 레스토랑 관계자의 목을 잡고 ‘이런 거를 우리한테 먹게 한 거냐’라며 욕설과 함께 위협을 가하는 행동을 여러 번 했다. 그렇게 살기 넘치는 눈빛을 처음 봤고, 무서워서 부들부들 떨리더라”라고 밝혔다.
한 여성 요리사는 정 셰프 탓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했다. 그는 “직원끼리 서로 부딪쳐서 접시가 깨졌는데 내 뺨을 때리더라”며 “눈물이 나려고 하니까, 눈물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죽여버린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고하려면 해 봐라. CCTV 아래라서 이거 안 찍혔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10년 전 정창욱 셰프와 일했던 한 직원은 “식당의 유일한 직원으로 대부분의 일을 했다. 하루에 13~14시간 동안 주 6일 일했는데 70만 원을 받았다. 그때마다 ‘형이 다음 달에 해줄게’라는 식이었다. 퇴사를 결정한 이후 마지막 월급도 받지 못했고, 배신자 낙인이 찍혔다”라고 밝혔다.
정 셰프는 하와이 폭행사건으로 인해 특수폭행과 특수협박 등의 혐의를 받아 지난달 검찰에 넘겨졌다. 그는 이 외에도 2009년과 지난해 6월,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적도 있다.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 1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정 셰프가 정식 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됐다.
한편, 정 셰프는 하와이 폭행 논란이 공개된 이후 자신의 SNS와 유튜브 채널에 긴 사과문을 올렸다.
당시 정창욱은 "지난 2021년 8월에 있었던 사건은 명백한 내 잘못"이라며 "당사자 두 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당시 두 분이 겪었을 공포와 참담함은 가늠할 수 없다.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정창욱은 "사건 이후에도 당사자들에게 간단한 미안함의 표시밖에 하지 못했고 뒤처리도 전무했다. 욕지거리를 내뱉고 폭력적으로 행동하면서, 당연한 듯 살아온 것이 한심하다. 죄송하다"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 글을 쓰기까지에도 며칠이 걸렸다. 나는 겁쟁이였다. 평생을 제멋대로 살았다"며 "당사자들에 대한 사과와 사건에 대한 입장이 늦어져서 죄송하다"고 거듭 말했다.
아울러 "사건 당사자 두 분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 최선의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며 사법기관의 판단에 성실히 따르고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창욱은 현재 미혼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장면 캡처]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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