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정규이닝을 던져본 적이 없다."
키움 안우진(23)은 2018년 데뷔 후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보낸 적은 없다. 2019시즌에 시도했지만, 잔부상으로 흐지부지됐다. 2020년에는 메인 셋업맨으로 뛰었다. 2021년에 선발로 돌아왔지만, '술판 스캔들'에 휘말리는 바람에 풀타임 소화에 실패했다.
올 시즌은 특별한 이슈와 부상만 없다면 풀타임 선발의 원년이 될 듯하다. 은근히 잔부상이 적지 않았지만, 작년부터 아프다는 얘기는 없었다. 투구 준비자세를 교정한 게 성공적으로 정착하면서 부상 위험이 줄었다.
여기에 주무기 슬라이더를 두 가지 버전으로 소화하고 있다. 커브의 완성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하이패스트볼과 체인지업도 던진다. 여전히 제구에 기복이 있는 스타일이지만, 지난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줄어들었다. 지난해 최고구속은 156.5km까지 나왔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시리즈서도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홍원기 감독은 올 시즌 안우진을 2선발로 바라본다. 에이스 에릭 요키시 다음으로 안우진을 거론했다. 또 다른 외국인투수 타일러 에플러보다도 신뢰가 높다. 키움의 미래를 위해 안우진을 토종 에이스로 키워야 한다는 신념이 확고하다.
안우진은 고흥 스프링캠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하고 싶다. 아프지 않고 풀타임으로 던지고 싶다. 작년 큰 경기서 던지면서 긴장도 됐지만, 이젠 정규시즌서 조금 편안하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스트라이크존 정상화는 안우진에겐 엄청난 호재다. 제구 기복이라는 약점을 감출 수 있다. 그리고 빠른 공의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다. 안우진은 "어디까지 스트라이크인지 생각해야 한다. 전력분석팀에서 2년 전부터 하이패스트볼이 좋다고 던졌는데, 올 시즌에도 하이패스트볼을 던지는 게 유리하다"라고 했다.
커브의 완성도 향상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안우진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 던지면 원 타이밍에 방망이에 걸렸다. 주자가 나가면 패스트볼에 슬라이더만 던졌는데 작년에는 커브도 섞었고 체인지업도 간간이 던지니 좋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볼넷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좀 더 안정감이 있어야 하고 기복을 줄여야 한다"라고 했다.
캐치볼부터 세심하게 한다. 안우진은 "캐치볼을 할 때부터 위에서 공을 누른다는 생각을 하고 던진다. 작년에도 코너워크를 생각하지 않고, 코너를 보고 던지니 좋았다. 상하 무브먼트도 좋아졌다"라고 했다.
안우진은 지난해 107⅔이닝이 데뷔 후 한 시즌 최다이닝이었다. "올해는 규정이닝을 넘겨야 한다.정규이닝을 넘기는 게 선발투수의 기본이다. 그러면 평균자책점도 3점대 초반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속보다 제구다. 풀타임을 던질 수 있게 관리를 잘 하겠다"라고 했다.
풀타임 생산력이 궁금하다. 언젠가 10~15승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무르익을 시기가 됐다. 올 시즌 키움은 박병호(KT)도 없고, 조상우(사회복무요원)도 없다. 새로운 영웅이 나와야 한다. 안우진은 유력후보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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