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계속 무언가를 도전하는 게 제 삶의 목표에요."
정지훈은 2일 오후 케이블채널 tvN '고스트 닥터'(극본 김선수 연출 부성철) 종영 기념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스트 닥터'는 신들린 의술의 오만한 천재 의사 차영민(정지훈)과 사명감이라곤 1도 없는 황금 수저 레지던트 고승탁(김범), 배경도 실력도 극과 극인 두 의사가 바디를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메디컬 스토리다.
정지훈은 은성대병원 연봉 탑에 빛나는 간판스타, 흉부외과 최고의 써전 차영민 역을 맡았다. 차영민은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해 몸과 영혼이 분리된 채 '코마 고스트'가 되는 인물. 이후 고승탁의 몸에 엉겁결에 빙의하며 고스트와 빙의를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게 된다.
이날 정지훈은 "장장 6개월 동안 공을 들여서 저뿐만 아니라 스태프, 감독님, 작가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다들 고생한 만큼 결과가 나와서 너무 보람된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스트 닥터'는 지난 2019년 MBC '웰컴2라이프' 이후 정지훈의 3년 만의 복귀작이다. 정지훈은 "전작이 어렵고 보람되고 즐거운 작품이었다. 그 뒤 본의 아니게 '깡' 열풍을 맞고 싹쓰리를 했다"며 "1부를 읽고 쭉 읽어지면 재밌다고 생각한다. '고스트 닥터' 1부를 받고 읽어봤더니 호기심이 생겨서 3년 만에 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런 정지훈에게 아내 김태희는 조언과 응원을 아끼지 않다. 정지훈 또한 너무나 존경하는 사람이기에 어떤 말이든 허투루 듣지 않으며 항상 감사히 생각하며 실천 중이다. 다만 집에서까지 서로 일 이야기를 서로 나누지는 않았다. tvN '하이바이, 마마!'로 귀신 연기 선배인 김태희지만 도움을 주기보다는 모니터링을 해주며 '잘하네', '재밌네'라고 반응했다고.
정지훈이 맡은 차영민은 소위 '사기캐'로 그려지는 대단한 실력의 의사. 처음으로 의사 역할에 도전하는 만큼 정지훈 또한 부담을 느꼈다. 다시는 의사 역할을 하지 말자는 생각도 들었다. 백전백승을 자랑하는 의사였기 때문에 말투와 억양부터 고민을 시작했다. 그렇게 정지훈에게 차영민은 또다른 도전이면서 앞으로 뜻깊게 남을만한 캐릭터가 됐다.
"의사 캐릭터를 맡는다는 게 부담스러워서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생과 사를 넘나들어도 너무 진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사실 대본은 꽤 진지했는데 김범 씨와 애드리브를 많이 하면서 가벼우면서 재밌게, 고민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려고 했어요. 그렇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차영민은 극 중 대부분 영혼 상태로 등장한다. 빙의 장면까지 있다. 비현실적인 상황과 캐릭터를 연기하는 만큼 정지훈은 많은 연구를 했다. 그를 믿고 하고 싶은 대로, 그게 차영민일 거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최대한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몸에 맡겼다. 그러면서도 그는 누워있는 환자 차영민과 고스트 차영민 두 가지 연기를 했던 것을 고충으로 꼽았다. 감정신 후에도 쉴 수가 없었고, 숨소리 때문에 잘 수도 없었다고.
6개월 동안 차영민으로 지낸 만큼 정지훈의 일상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는 "나도 모르게 차영민의 말투가 튀어나왔다. 원래 단답형이 아닌데 차영민의 그 냉혈하고 차가운 말투가 갑자기 튀어나올 때가 있다. 많이 내려놓고 버려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버려지지 않을까 싶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이렇듯 차영민을 위해 많은 공과 열정을 들인 만큼 다시는 의사 역할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정지훈은 "생각한 것보다 너무 힘들었다. 의사라는 역할이 보통 인물이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다른 의사 역할을 하면 차영민과는 다른 호흡을 뽑아내야 하는데 그게 자신이 없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고스트 닥터'를 함께한 김범, 유이, 손나은과의 호흡도 자랑했다. 애드리브를 잘 받아준 김범, 감정신이 많았던 유이, 함께 맞출 신이 많지는 않았던 손나은. 모두와 잘 맞았고, 모두와 함께 즐거웠다.
그중에서도 브로맨스 케미의 주인공 김범에 대해서는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호흡이 잘 맞았다. 브로맨스라고 할 것 없이 현장에서 즉흥 연기도 많이 하고 애드리브 상의도 많이 했다. 브로맨스는 자연스럽게 만들어 갔다"고 말했다.
12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 유이와의 로맨스에는 "유이 씨와 친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서로 이야기도 많이 했고 감정신을 할 때는 최대한 상대방이 돋보일 수 있게끔 했다"며 "'왜 이렇게 감정이 딥하지' 생각하실 수 있는데 유이 씨와 저, 감독님은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슬플 때 엄청 슬퍼하고 기쁠 때 엄청 기뻐할 수 있으니까"라고 설명했다.
KSB 2TV 드라마 '도망자 Plan.B' 이후 12년 만에 함께한 성동일과의 시간도 특별했다.
"갑자기 저한테 오시더니 '지훈아 너한테 선물을 하나 줄게. 자연스럽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감독님께 양해를 구하셨어요. 성동일 선배님이 눈물을 흘리시는데 많은 생각이 나면서 지문과 다르게 연기를 하게 됐습니다.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선배,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손나은 씨에게도 김범 씨에게도 선물을 하나씩 주고 가셨습니다."
정지훈은 배우는 물론 스태프들까지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고스트 닥터'는 정지훈에게 뜻깊은 작품으로, 큰 사랑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 작품으로 남았다. 많이 배웠고, 차영민이라는 캐릭터를 연구하게 고통을 줬고, 그만큼 배역에 가까워질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건 제 욕심이다. 그냥 정말 즐겁게 됐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가수이자 월드 스타, 배우 그리고 예능까지 활약하며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정지훈. 놀랍게도 그는 "코로나가 터지기 전 미국에서 오디션을 봤던 작품이 많다. 오디션을 잘 봐서 두 가지 작품을 찍기로 했는데 팬데믹 때문에 못 갔다. 그게 알려줬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깜짝 놀랄 아쉬운 소식을 전했다. 할리우드 작품이며, 이미 개봉한 영화도 있고 앞으로 나올 TV시리즈도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하나 기회를 잃어서 '고스트 닥터'라는 기회가 생겼어요.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걸 안 했기 때문에 좋은 드라마, 예능을 할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일 때문에 미국에 들어갈 계획도 있어요."
올해 정지훈은 배우로서 한 작품을 더 할 계획이다. 다만 영화와 드라마 중에 한 작품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수로서는 화려한 음색보다는 잔잔한 가사가 좋은 노래를 흑백 화면에서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자체 제작으로 노래를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다. 이렇듯 계속해서 도전하는 것이 정지훈의 삶의 목표다.
"늘 좌우명인 '끝난 게 끝난 게 아니다'라는 얘기를 하면서 살고 있어요. 지금이 마지막이 아니고 끝난 게 아니니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죽을 때까지 도전하고 싶어요. 도전을 했을 때 잘 안될 때도 있고, 잘 될 때도 있잖아요. 저는 그런 것들을 많이 겪어봐서 기대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게 제 삶의 기준이에요.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계속 도전할 겁니다."
[사진 = 써브라임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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