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면 좋겠지만…"
FA 김광현은 친정 SSG와 거리를 둔다. 그럴 수밖에 없다. 소속팀이 없는 상황. 괜히 SSG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훈련을 하면, 자연스럽게 복귀 관련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자칫 김광현도, SSG도 불편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잔류에 대한 의지가 명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지난 2년간 김광현을 확실하게 선발투수로 대우하지 않았다.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김광현으로선 미국에서 좀 더 도전하고 싶은 의욕이 있을 수 있다. 직장폐쇄가 끝날 때만 기다리는 듯하다.
SSG도 김광현을 체크하지만 철저히 거리를 둔다. 애당초 김광현의 의사 결정에 모든 걸 맡겼다. 김광현이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먼저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 명확하다. 김광현을 존중하면서, SSG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다. 현명한 대처다.
그렇다면 SSG 선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대놓고 얘기하기 민감한 주제다. 그래도 '65억원' 투수 박종훈이 최근 강화 SSG퓨처스필드에서 조심스럽게 사견을 개진했다. 진심을 드러내면서도 좋아하는 형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속 깊은 마음이 느껴졌다.
"솔직히 광현이 형이 오면 좋죠. 전부(SSG 구성원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오고 싶어 한다면 너무 좋겠지만, 광현이 형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팬의 입장에서 형의 의견을 존중해요. 그리고 광현이 형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응원할 겁니다. 그리고 어디서든 잘하면 좋겠어요."
몸은 떨어져있지만, 서로 멀리서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지 않을까. 박종훈 뿐 아니라 대다수 SSG 구성원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 듯하다. SSG로선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김광현이 필요하지만, 김광현이 10년 넘게 SK를 위해 헌신한 것도 감안해야 한다.
추신수는 작년 11월 시즌 결산 기자회견서 김광현과 나눈 얘기까지 소개했다. 김광현에게 SSG에서 같이 하자고 얘기했지만, 김광현은 웃음으로 대신했다. 아마도 김광현의 감정은 3개월 전과 비슷하지 않을까.
한편, 김광현의 거취 결정시점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메이저리그 노사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직장폐쇄는 굳건하며, 스프링캠프는 축소되기 시작했다. 개인훈련의 능률을 올리는 것만이 살길이다.
[김광현(위), 박종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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