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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우크라이나 리그에서 뛰고 있는 브라질 선수들이 긴 여정 끝에 탈출에 성공해 고국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들은 민간 항공편 탑승이 어려워지자 육로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고, 독일 등 유럽 내 다른 국가를 거쳐 브라질 땅을 겨우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연의 주인공은 샤흐타르 도네츠크 소속 선수 13명과 디나모 키이우(키예프)의 공격수 등 총 14명이다. 현지시간 2일 ESPN 등에 따르면 이들은 가족들과 함께 지난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호텔에 머물며 우크라이나를 탈출할 방법을 모색했다.
샤흐타르 도네츠크의 수비수 마이콩도 이들 중 하나였는데, 마이콩은 브라질 상파울로 공항에 무사히 도착한 직후 취재진들에게 “지난 며칠을 한 단어로 정의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매우 힘든 여정이었음을 시사했다.
마이콩은 “공포와 두려움 등 여러 감정이 뒤섞인 마음이었다”면서 “그러고 나서야, 모두가 안전하게 (우크라이나를) 떠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아내와 자신의 부모님, 그리고 어린 자녀 한 명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이 없어 루마니아까지 육로로 이동했고, 루마니아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다다른 뒤 겨우 브라질행 항공편에 탑승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이 된 데 매우 놀랐다고 했다. 그는 “위험에 대해선 익히 알고 있었지만 우리에겐 많은 정보가 있었고, 상황이 이렇게까지 될 거라곤 믿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가장 슬펐던 건 내게 가족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들이 이런 상황을 겪는 것을 원치 않았다”면서 “그래도 우리 모두 우크라이나를 떠날 수 있었음에 신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마이콩의 동료 말론 산투스도 무사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공항에 다다랐다. 아내, 그리고 세 아이와 함께였다. 산투스는 유럽축구연맹(UEFA)과 우크라이나 축구협회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산투스는 “매 순간이 공포와 절망이었다”면서 “전투기 소음과 폭탄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공포스러운 상황이었다”고 탈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하지만 위험을 함께 짊어지려는 사람들이 있었다”면서 동료들이 음식과 어린이용 기저귀 등을 공수해 줬다고 전했다.
[사진 = 현지시간 지난 1일 브라질 상파울로 공항에 도착한 마이콩이 자신의 아내가 가족과 상봉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AFPBBNews]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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