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좌절금지다.
'제2의 김하성' 윤도현(19)의 부상이 가볍지 않아 보인다. 윤도현은 14일 삼성과의 시범경기서 1회 오재일의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신인 김도영(19)과 충돌, 오른손 중수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가벼운 부상은 아니다. 골절이니 뼈가 붙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특유의 힘 있는 타격과 함께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특급신인'임을 과시해왔다.
그러나 윤도현은 프로선수는 몸이 재산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말았다. 건강하지 못하면 기량을 발휘할 기회조차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종국 감독으로선 부담 없는 시범경기서 윤도현의 가능성을 더 테스트해보고 싶었을 듯하지만, 뒤로 미뤄야 한다. 윤도현은 루키로서 1군에 적응할 소중한 시간을 일정 부분 놓쳤다.
그렇다고 윤도현이 실망할 필요는 없다. 대스타로 거듭난 선수들도 시련 극복은 필수 코스였다. 지난해 신인왕 이의리는 본인의 부주의로 덕아웃 계단을 잘못 디뎌 발목에 부상, 후반기를 사실상 날렸다. 신인왕을 놓칠 뻔 했지만, 전반기 활약을 인정 받았다.
현재 KIA 간판스타들도 시련은 있었다. '147억원의 사나이' 최형우는 과거 삼성 시절 한 차례 방출 됐다가 재입단해 신화를 써내려간 주인공이다. '150억원의 사나이' 나성범도 2년 전 주루 도중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메이저리그 도전을 사실상 접어야 했다. '103억원 사나이' 양현종은 저연차 시절 제구 난조로 꽤 고생한 끝에 특급투수 반열에 올라 메이저리그까지 경험했다.
올 시즌 주장 김선빈도 과거 뜬공 처리에 어려움이 컸다. 공에 맞아 다치기도 했고 2009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지는 아픔도 있었다. 이들은 이런 어려움을 딛고 타이거즈를 넘어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윤도현이 지난 함평~광주 스프링캠프에서 한솥밥을 먹은 대선배들 중 사연 없는 선수는 없다.
하물며 자신의 롤모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도 그냥 KBO리그 최고 공수겸장 유격수 반열에 올랐던 게 아니다. 자신의 잠재력을 알아준 사령탑을 만나 기량을 꽃피웠으나 리그 탑클래스가 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심지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에도 자리를 잡지 못해 고전했다.
심지어 자신과 동명이인인 가수 윤도현도 2002 한일월드컵서 '오! 필승코리아'로 뜨기 전에 오랫동안 대중적 인기가 높지 않았다. 단,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 받은 덕분에 꾸준히 활동해왔고,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중~고교 시절 라이벌이었던 김도영과 윤도현을 적절히 경쟁시키며 성장을 유도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여전히 불가능하지 않다. 떡잎이 남다르다는 걸 확인시킨 만큼, 건강을 회복하면 다시 언제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윤도현에겐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시간이다. 이 시간을 견디는 것도 프로 선수로서 극복해야 할 관문이다.
[윤도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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