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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김동욱, 김성규, 채정안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강렬한 울림을 예고했다.
15일 오후 티빙 오리지널 '돼지의 왕'(극본 탁재영 연출 김대진 김상우)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이재문 제작자, 탁재영 작가를 비롯해 배우 김동욱, 김성규, 채정안이 참석했다.
'돼지의 왕'은 연쇄 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를 통해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다. 2012년 깐느국제영화제에 진출한 연상호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의 거친 분위기와 고유한 결은 유지 하되 색다른 각색을 더해 확장된 세계관, 감각적인 연출, 새로운 캐릭터와 이를 살려주는 김동욱, 김성규, 채정안 세 배우의 열연이 만나 역대급 추적 스릴러의 탄생을 예고한다.
이날 탁재영 작가는 "이 글을 쓴 게 2019년 겨울이다. 글을 쓰면서도 '이렇게 파격적인 이야기가 한국에서 드라마로 나올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이렇게 나왔다. 너무 감개무량하다. 이렇게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많은 분들의 의지와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드리고 싶다"며 감격을 전했다.
이어 "대본을 쓰면서 스스로 되새긴 게 두 가지가 있었다. 내가 워낙 '돼지의 왕' 팬이었고 그 당시 호평을 많이 받은 작품이라 '절대 원작 팬들을 배신하지 말자'라는 생각이 있었다. 또 하나는 '돼지의 왕'을 모르시는 분들, 거리감이 있으신 분들도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의 집필 기준을 공개했다.
그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메시지는 그대로 리메이크를 하고, 원작에서 20%를 차지하는 성인 분량은 리부트를 했다. 추적 스릴러의 재미를 강화시켜서 처음 보시는 분들도 충분히 몰입감 있게 보실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며 "원작에서는 이미 피폐해진 성인들이 과거를 떠올리는 이야기라면 드라마에서는 끔찍했던 과거를 겪었던 인물들이 현재 어떻게 살아가고 변화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작자 연상호 감독은 탁재영 작가와 오랜 교분이 있다고. 이재문 제작자는 "내 전작이 '구해줘2'라는 작품인데 그때 연상호 감독님의 '사이비'를 리메이크했다. 10년 전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굉장히 충격받은 기억이 있었다"며 연상호 감독님이 ''사이비'를 했으니 '돼지의 왕'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셨을 때 주저는 없었다. 이 드라마를 어느 매체에서 어떻게 받아줄까를 잠깐 고민했지만 탁재영 작가님 대본을 보고 더더욱 의심이 없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재문 제작자는 "원작의 아우라가 워낙 세다. 굉장히 어두운 이야기고 불편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TV쇼고 12시간 동안 보여드려야 하는 12부작이다. 탁재영 작가님하고 재밌고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것을 가장 중점으로 뒀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시청자의 시각에서 좀 더 객관화된 관찰자가 필요했다. 그래서 강진아 캐릭터를 만들었고 채정안 배우를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포스터에 김동욱, 김성규 배우의 얼굴이 겹쳐져있는데 비틀어서 붙어있다. 두 분이 너무 한 얼굴 같아서 두 사람인 걸 티를 내려했다고 들었다"며 "그런데 사실 황경민과 정종석이 쫓고 쫓기지만 굉장히 닮아있다. 결국 서로의 운명 때문에 같이 고통스러워하는 시절로 돌아간다. 그 과정에서 원작과 다르게 둘의 아이러니나 감정의 진폭을 최고치로 높이고 싶었다. 그게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닐까 싶다"고 원작과의 차이점을 꼽았다.
드라마화한 '돼지의 왕'을 본 연상호 감독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재문 제작자는 "너무 감사하게도 재밌게 봤다고 하시고 되게 많이 격려를 해주셨다"며 "그날 저희에게 이런 좋은 작품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하다. 원작을 뛰어넘을 수 없었지만 드라마로서 또 다른 매력을 만든 작품을 만들려고 애썼다. 모쪼록 재밌게 봐달라. 감사하다"고 영상편지를 남겨 훈훈함을 더했다.
20년 전 학교 폭력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사는 황경민 역은 김동욱이 맡았다. 황경민은 중학교 시절 지난 상처와 충격을 가슴속에 내리누르며 성장,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려 노력한다. 하지만 피치 못한 사건이 트라우마를 깨우게 되면서, 20년 동안 묵혀왔던 울화는 한순간에 거대한 악으로 변하고, 그는 복수의 칼을 꺼내 든다.
김동욱은 '돼지의 왕'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내가 돼지띠라 돼 띠 중에서 왕이 되고 싶었다"며 너스레를 떨더니 "배우 분들과 너무 해보고 싶었다. 채정안 누나는 '커피프린스' 때 최고의 스타였고 우상이었다. 다시 한번 작품을 하면 꼭 한번 친해지고 싶었다. 성규 씨는 내가 작품을 워낙 즐겁게 본 팬이었다"고 말했다.
로맨스, 스릴러, 멜로, 오컬트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했던 김동욱이지만 황경민이라는 인물을 해석하며 많은 고민을 했다고. 그는 "황경민이라는 인물이 아역 분량의 친구들은 쌓아온 서사를 가지고 성인이 맡은 역할들은 어떤 사건과 갈등과 행동을 일으킨다. 그런 것들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했다. 그 사람의 심리가 어떻게 해서 이런 행동을 하게 됐을까, 이런 행동을 하고 나서 이 사람의 심리는 어떨까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동욱은 학교 폭력 트라우마를 간직한 황경민의 복잡한 심리를 연기했다. 그는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촬영하는 내내 교차했다.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표현해야 한다는 것을 매 신마다 느꼈다. 아무래도 서사가 있는 인물이다. 그렇게까지 된 배경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그것이 황경민만이 겪는 것이 아니고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사회적인 메시지도 전달이 되는 인물이다. 그래서 고민을 더 많이 했다. 어떤 인물로 그려져야 할까, 어떤 모습으로 보여야 할까 쉽지는 않았다"고 조심스레 토로했다.
김성규는 20년 전 친구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추적하는 광수대 형사 정종석으로 분했다. 경민과 같이 중학교 시절 폭력의 피해자로, 상처를 극복하고 경찰대를 졸업해 광수대의 에이스가 된다. 그러나 경민이 20년 만에 살인자가 되어 나타나면서 정종석은 큰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범죄도시', '킹덤', '악인적' 등 매 작품마다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김성규. 그는 "주로 범죄자 역할을 했다. 예전에 연기를 하기 전, 그리고 연기를 시작했을 때 형사물들이 많았다. 그래서 어렴풋이 '나도 형사를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원작을 보기 전에 대본을 먼저 보게 됐는데 궁금함과 긴장감을 갖고 끝까지 대본을 봤다. 감독님을 뵙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좋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했다. 또 동욱 선배님이 나오신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당연히 거절할 이유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하게 됐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또한 그는 "지겹도록 쫓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많이 보실 것 같다. 낯선 모습일 수 있겠는데 전에는 주로 쫓기고 도망치고 그랬더라면 이번에는 정말 형사답게 매회 진행될수록 여러 감정들을 갖고 쫓게 된다. 기존에 봤던 연기와는 다르게 다양한 면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기존에 보여드렸던 액션이라던지 강한 모습들도 많이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채정안은 사건에 꽂히면 물불 가리지 않은 형사이자 종석의 경찰대 선배 강진아로 변신했다. 경찰대 시절부터 멘토 역할을 하며 종석이 올바른 경찰이 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좋은 선배로서, 조력자로서, 때로는 냉정한 관찰자로서 종석과 함께한다.
'돼지의 왕'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제작발표회 MC를 박경림 씨가 맡는다고 해서 그때부터 하고 싶었다"며 웃음을 터트린 그는 "일단은 무엇보다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장르다. 스릴러 장르는 처음 도전해본다. 내가 하는 형사 캐릭터가 처음엔 낯설 수 있지만 낯설지 않을 수 있다는 기분 좋은 공감을 형성해보고 싶었다"고 포부를 밝혔다.
채정안이 맡은 강진아는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다. 이에 대해 채정안은 "원작의 거칠고 불편할 수 있는 센 부분들을 강진아 형사가 사건의 해설자 느낌으로 전한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같이 추리하고, 상상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진아라는 형사 자체가 원칙주의자라 자기 신념을 지키려고 굉장히 고군분투한다. 두 남자의 갈등에 감정이 이입되면서 또 나름의 갈등을 보여준다. 그런 부분이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으로 느껴졌다"며 자신과의 싱크로율은 "120%"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이들은 각자 '돼지의 왕' 관람 포인트를 꼽았다. 이재문 제작자는 "사이코패스를 등장시켜서 스릴을 극대화시키는 작품은 아니다. 굉장히 한국적인 작품이다. 이 장르를 새드 스릴러라고 부르고 싶다"며 "포인트는 배우 열전"이라고 말했다.
탁재영 작가는 "시청자분들의 귀한 시간을 헛되게 뺏지 않게 썼다. 꼭 봐달라"고 부탁했다. 채정안은 "'돼지의 왕'의 팬으로서 긴 여운이 남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기대 많이 해달라"고 말했다.
김성규는 "당연히 모든 작품을 열심히 찍지만 정말로 의미가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나누면서 찍었다. 좋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김동욱은 "최고의 스태프들이 너무나 열정적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든 작품이다. 보시는 분들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로 보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주저 없이 선택해달라"고 권유했다.
오는 18일 첫 공개.
[사진 = 티빙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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