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난 해 가을야구 탈락의 쓴맛을 봤지만 '뜨거운 겨울'을 보낸 팀들이 있다.
먼저 KIA는 FA 시장에서 '큰손'으로 활약했다. 지난 해 58승 76패 10무로 9위에 머물렀던 KIA는 대표이사, 단장, 감독을 모두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고 'FA 최대어' 나성범을 6년 총액 150억원에 붙잡는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돌아온 양현종에게 4년 총액 103억원이라는 거금을 안기면서 마운드까지 보강했다. 투타의 기둥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을 데려온 것만으로도 큰 성공이다.
NC에게 지난 시즌은 악몽 그 자체였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은 찾을 수 없었다. 2020년만 해도 창단 첫 통합 우승의 감격을 맛봤지만 지난 해에는 67승 68패 9무로 7위에 머물러 포스트시즌 진출 조차 실패했다. 그래서일까. NC는 나성범을 KIA에게 빼앗겼지만 FA 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박건우와 6년 총액 100억원, 손아섭과 4년 총액 64억원에 계약한 것이다. 임창민, 김진성 등 베테랑 불펜투수들을 방출한 자리에 김태군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심창민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 중에 터진 '술판 파동'으로 '강제 리빌딩'을 진행했던 NC는 이제 성적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SSG는 지난 해 가장 아깝게 포스트시즌 문턱에서 좌절한 팀이었다. 66승 64패 14무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두고도 6위로 가을야구 막차를 타지 못했다. 사실 SSG가 문승원, 박종훈, 한유섬과 연장 계약을 체결할 때만 해도 이들의 시선은 올해가 아닌 내년으로 향할 것으로 보였으나 올해 승부수를 띄워도 된다는 판단이 섰고 메이저리거 김광현을 영입하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2023년부터 시행되는 샐러리캡 제도로 인해 이 제도와 무관한 올해에는 다년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연봉을 몰아줄 수 있다. 올해 김광현의 연봉은 무려 81억원. 한유섬은 24억원, 박종훈은 18억원, 문승원은 16억원을 받는다. SSG가 투자 대비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해 가을야구를 탈락한 KIA, NC, SSG의 폭풍 보강으로 인해 롯데와 한화는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KIA, NC, SSG가 FA와 비FA 다년계약에 들인 돈만 748억원에 달한다.
롯데는 내부 FA 정훈을 붙잡았지만 손아섭을 NC에 빼앗겼고 트레이드로 이학주를 영입한 것 외에는 뚜렷한 전력보강이 없었다. 지난 해 출전 경기수가 적었던 이학주도 올 시즌 활약을 100% 장담할 수는 없다. 한화도 마찬가지. 내부 FA 최재훈과 계약을 이뤘지만 외부 보강은 없었다. 리빌딩 중인 한화는 올해 콘셉트를 '이기는 야구'로 가져갈 예정이지만 여전히 많은 물음표가 존재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외국인 사령탑이 팀을 이끌고 있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며 미래를 내다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우리가 지난 시즌 후반기 동안 만들어 낸 '위닝 모멘텀'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말했고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지난 시즌에는 젊은 선수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제공하며 옥석을 가려왔다면 올해는 선수 기량향상과 더불어 전략적인 승수 관리를 통해 더 많이 승리할 수 있는 팀 운영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지난 해와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을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전력으로는 롯데와 한화의 험난한 시즌이 점쳐지고 있다. 이를 뒤집기 위해서는 역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과연 롯데와 한화는 가시밭길을 넘어 희망찬 시즌을 맞이할 수 있을까.
[롯데-한화 시범경기 장면.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