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사실은 올 시즌이 제 계약 기간 마지막 해이다. 시범경기를 하고 있는 지금 시즌 구상과 성적에 집중해야 하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이런 인터뷰를 하는 것조차 안타깝다.’
‘강정호가 복귀하는 것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은 없다. 큰 잘못을 한 것은 맞다. 정당한 징계를 받고 반성할 기회를 줬으면 어떨까 생각한다.(키움 홍원기 감독 19일 고척돔 홈 경기 한화전에 앞서 취재진으로부터 난처한 질문 세례를 받으며. 키움은 이날 지난 해 꼴찌팀 한화에 1-8로 대패했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이 18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정호(35)와 최저 연봉 3000만원에 계약했음을 알리고 임의 해지 복귀 승인을 신청해 시즌 개막을 목전에 둔 KBO리그에 ‘폭탄’을 던졌다.
KBO는 2020년 상벌위원회에서 강정호에게 임의 탈퇴 복귀 후 선수 등록 시점부터 1년 간 유기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제재 징계를 부과해 놓은 바 있다.
그러니까 키움 구단은 올 시즌은 뛰지 못하지만 이제 강정호의 징계를 실행해 훈련을 하면서 300시간 봉사를 마친 뒤 내년 시즌 복귀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키움 홍원기(49) 감독은 올해까지가 자신의 계약 기간이니 강정호의 복귀는 내년의 일이어서 자신이 관여할 부분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홍원기 감독도 황당하다. 지금 감독직을 던질 수도 없지만 마치 자포자기하는 듯한 반응이었다. 올 시즌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 되고자 목표를 세워 놓았는데 정작 구단이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
키움 수석코치였던 홍원기감독은 지난 해 1월21일 2년간 총액 6억원( 계약금 연봉 각 2억원씩)에 계약을 맺었다. 10개 구단 감독 중 가장 낮은 대우이다.
모 기업이 없는 구단 사정 상 FA 영입 등을 요청할 수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시즌 5위,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나서 두산 베어스에 패했다.
그 과정에도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사회적 비난을 혼자 온몸으로 받았다. 홍원기감독은 코로나 19 방역 수칙 위반, 술자리 파문으로 팀 전력에서 제외해 놓은 투수 안우진과 한현희를 지난 해 페넌트레이스 종반인 9월16일 한화전을 앞두고 ‘복귀시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 달여 전, 사건 직후인 8월10일 ‘KBO와 구단의 징계가 끝나도 올시즌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이 먼저 단호하게 공표한 입장을 스스로 번복한 것이다.
그 배경에 타이틀 스폰서사 키움증권과의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계약, 포스트시즌 진출 배당금을 포기 못 하는 구단 경영진의 압력이 감독에게 가해졌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안다.
그로부터 6개월밖에 안 돼 구단은 또 야구계를 넘어 국민적인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도발을 감행했다. 그것에 대한 변명을 하는 것도 다시 홍원기 감독의 몫이 됐다. 2년 연속이다.
오죽하면 홍원기감독이 내년 재계약 여부와 상관없이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자책하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성적을 낼 수 있는 감독은 없다.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구단 뒤치다꺼리까지 해야 하는 '욕받이'가 됐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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