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이어 불암산 정상석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불암산 애기봉의 정상석(왼쪽)과 사라진 이후의 모습(가운데). 원래 있던 흔적(빨간색 사각형)도 확인할 수 있다. 남양주시는 무언가가 끌린 흔적을 근거(파란색 원)로 누군가가 이 정상석을 분리해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남양주시]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수도권 명산 수락산에 이어 인근 불암산의 정상석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하지만 산 정상에는 CCTV가 없어 사건 정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수락산 정상과 불암산을 관할하는 남양주시 관계자는 24일 "수락산 주봉·도정봉 등에 이어 불암산 애기봉 정상석도 없어진 것을 전날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 시민이 22일에 보낸 사진을 보면 애기봉 정상석은 정상 아래 떨어져 있다”며 “누군가 고정된 돌을 분리한 뒤 굴려서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날 2시간 정도 수색했는데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정상석이 사라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 중순부터 수락산 주봉을 비롯해 도정봉, 도솔봉 정상석이 사라졌다. 또 해발 637m 수락산 정상 부근 ‘기차바위’를 오르내릴 때 사용하던 안전 로프 6개가 모두 훼손된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수락산의 정상석들은 작은 편이지만, 불암산 애기봉에 있는 정상석의 높이는 50cm 정도로 큰 편”이라며 “혼자서 옮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CCTV가 없어 정황 파악도 쉽지 않다”며 “이런 적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혹시 몰라 불암산 (주봉) 정상을 가보려고 한다”며 “현수막도 걸고, 인력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상석 연쇄 실종’은 등산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등산 인증 앱을 보면 3월 초 인증 사진에는 수락산 정상석 아랫부분에 시멘트 받침대가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받침대가 깨져 일부분만 남아 있다. 이를 근거로 “계획적으로 저지른 일”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2일에는 “수락산 정상석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다음은 불암산 같아서 확인했더니 정상석이 없더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음은 아차산” “봉화산도 타깃 같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남양주시는 이미 경찰에 사건 접수를 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산악인들이 자발적으로 설치한 수락산 정상석들과 다르게, 불암산은 시에서 설치한 것으로 신고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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