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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특급 유망주'를 향한 사령탑의 평가가 180도 바뀌었다.
안재석은 2021년 두산 베어스의 1차 지명을 받은 유망주다. 두산이 2004년 김재호 이후 17년 만에 내야수를 1차 지명에서 뽑은 만큼 기대가 컸다. 표본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두산의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평소 칭찬이 인색한 김태형 감독조차 안재석을 '제2의 김재호'로 평가할 정도였다.
안재석도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사령탑의 눈에 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많은 기회를 받았다. 안재석은 지난해 6월 중·후반까지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신인답지 않게 프로 무대에서도 기가 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96경기에 출전해 51안타 2홈런 타율 0.255를 기록하며 '루키'로서 착실히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신인의 꼬리표를 떼면서 사령탑의 시선도 냉정하게 바뀌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달 스프링캠프에서 안재석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뛰어난 타격 재능에 비해 수비가 문제였기 때문이다. 안재석은 지난해 2루수에서 3개, 3루수로 1개, 유격수에서는 무려 9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안)재석이는 수비 쪽에서 한참을 더 해야 한다. 유격수로 경기에 나가서 실질적인 타구를 잡는 것을 봐야겠지만, 지난해 시즌 초반에는 자신 있게 하다가 중반부터는 내야수 수준이 아니었다"고 지적하며 "타격이 좋으니 백업으로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장담을 할 수가 없다. 현재로서는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실 안재석은 더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수비의 불안감으로 인해 시즌을 거듭할수록 경기 출장 빈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시즌 막판에는 대타 또는 유격수가 아닌 2루수로 경기에 나서는 상황이 늘어났다. 수비에 안정감만 있었다면,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범경기가 열리고 있는 현재 안재석의 입지는 또다시 바뀌었다. 안재석은 올해 시범경기 11경기에 출전해 11안타 7타점 3볼넷 타율 0.423 OPS 1.198을 기록 중이다. 스프링캠프 기간 중 아쉬움을 드러냈던 사령탑의 평가도 달라졌다.
김태형 감독은 28일 '안재석이 지금의 흐름이라면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좋지 않은데, 안재석의 타격감이 가장 좋다. 가장 좋은 선수를 써야 하는데, 괜찮으면 선발로 내보낼 생각이 있다"며 "야수 쪽에서 안재석이 워낙 감이 좋다. 수비에서도 좋아서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쓰고 있다"고 칭찬했다.
약 한 달의 시간 동안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김태형 감독은 "작년에는 경기에서 실책을 했을 때 위축이 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캠프에서 자신감 있게 움직이더라"며 "감독 입장에서는 작년의 모습을 봤으니 염려스러웠는데, 움직임이 좋아지면서 공 잡는 것이 굉장히 좋아졌다. 점점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한 달만에 사령탑의 평가를 180도 바꿔놓은 안재석이 올 시즌 어떠한 활약을 펼칠까.
[두산 베어스 안재석.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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