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매커닉을 따라 하는 것도 능력이다."
KIA의 최고 화두는 '슈퍼루키'이자 '제2의 이종범' 김도영이다. 2~3일 LG와의 개막 2연전서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시범경기와 페넌트레이스는 완전히 다르다는 걸 실감했다. 그러나 김종국 감독은 물론 LG 류지현 감독조차 김도영의 남다른 떡잎에 주목했다.
팬들과 미디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선수 역시 김도영이다. 예상대로 잘하든 못하든 꾸준히 입길에 오를 전망이다. 수식어의 특별함, 주전 리드오프로 육성하려는 김종국 감독의 확신과 뚝심 등 향후 행보를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장정석 단장은 판을 넓게 봐야 하는 위치에 있는 인사답게 단순히 김도영에게만 주목하지 않는다. 개막엔트리에 들어올 수 없었지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중반까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또 다른 신인 내야수 윤도현이 시야에 들어왔다.
윤도현은 중~고교 시절 김도영과 라이벌 관계였다. 김도영보다 주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파워는 낫다는 내부 평가도 있었다. 실제 다부진 체구에서 나오는 타구의 질이 신인답지 않았다. KT와의 기장 연습경기서 바깥쪽 코스의 공을 힘 있게 밀어 적시타를 생산하는 등 테크닉도 있었다.
장 단장도 이 부분을 주목했다. 최근 전화통화서 "타자가 안타와 홈런을 칠 때 대부분 실투다. 윤도현은 밀어서 칠 수 있는 매커닉을 갖고 있다. 나이를 떠나 좋은 운동능력을 갖고 있고, 하고자 하는 마인드, 간절함이 있다. 잘 육성하면 KIA의 미래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수비는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스프링캠프에서 3루와 2루도 소화하는 등 전천후로 활약했다. 다만, 3월14일 삼성과의 대구 연습경기서 뜬공을 처리하다 김도영과 부딪힌 끝에 오른손 중수골 골절로 이탈했다. 때문에 장기결장 중이다.
당장 보기 어렵지만, 장 단장은 윤도현이 재활을 마치면 올해 1군에서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풍겼다. 내야 전천후 백업이 가능하고, 장기적으로 2루수 김선빈의 후계자가 될만한 잠재력이 있다.
장 단장은 "(김도영과 윤도현)두 선수를 보니 중학교 때부터 라이벌이었는데, 시너지를 내면서 잘 됐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이 동시에 입단한 게 팀 분위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올해 두 사람이 함께 1군을 누비면 그 자체로 화제가 될 듯하다.
윤도현은 프로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도 남다르다. 스스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롤모델이라며, 김하성의 모든 것을 연구하고 모방하려고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실제 윤도현의 타격 스타일이 김하성과 흡사한 부분이 있다.
장 단장은 이것도 높게 평가했다. "어린 선수라면 기본적으로 누군가 닮고 싶다는 목표도 갖고 있어야 한다. 그 선수들의 매커닉을 따라 한다는 것 자체도 능력이다. 모방하는 능력만 봐도 타고 난 재능이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타이거즈가 숨겨둔 또 하나의 보석이 조용히 준비 중이다.
[윤도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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