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영웅들은 그렇게 영웅을 반긴다.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LG전의 진짜 히어로는 번트안타와 쐐기 3점포를 터트린 LG 김현수였다. 그러나 승패를 떠나 임팩트 측면에선 야시엘 푸이그의 8회말 추격의 솔로포가 가장 강력했다.
선두타자로 등장, LG 정우영의 2구 투심을 잡아당겨 비거리 115m 좌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평소에 쉽게 볼 수 있는 홈런이 아니었다. 맞는 순간 홈런이었다. 정우영-유강남 배터리와 야수들이 타구를 쳐다보지도 않을 정도였다.
실제 타구는 매우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고척돔 좌측에 걸린 전광판보다 더 높게 날아갔다. 발사각은 28.9도. 기자가 2018년부터 키움을 담당했는데, 투수친화적인 고척스카이돔에서 이 정도의 궤적을 그린 홈런을 보지 못했다. 그나마 박병호(KT)가 아주 잘 맞았을 때 이 정도의 타구를 생산해냈다.
결과적으로 이 홈런이 경기 승패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시범경기부터 타격슬럼프에 시달리던 푸이그에겐 3일 고척 롯데전 행운의 2루타에 이어 또 한번 터닝포인트가 될 기회를 잡은 듯하다. 홈런 한방만큼 분위기 전환의 특효약은 없다.
또 하나. 이 홈런은 올 시즌 키움의 1호 홈런이었다. 푸이그가 홈런을 치고 덕아웃에 들어가자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세리머니가 벌어졌다. 푸이그가 왕관을 쓰고 포효했고, 특유의 익살스러운 모습이 나왔다. 선수들은 격하게 환영했다.
키움 관계자는 "올 시즌 캐치프레이즈 비 더 히어로즈와 연계한 홈런 세리머니로 홈런을 친 오늘의 영웅이 왕관과 왕홀을 착용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라고 했다. 김하성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홈런 세리머니를 참고했다. 관계자는 "샌디에이고가 홈런을 친 선수에게 금으로 장식한 스웨그체인을 걸어준 것을 모티브로 했다"라고 했다.
심지어 선수들이 왕관 제작에 참여했다. 관계자는 "왕관과 왕홀은 히어로즈의 광팬이자 3D업체 대표가 무상으로 제작 및 제공해줬고, 선수들은 직접 왕관 디자인에 참여했다"라고 했다. 올 시즌 키움 덕아웃에서 왕관 세리머니가 늘어날수록, 키움 팬들의 즐거움도 커진다. 푸이그가 엄청난 파워를 얼마나 더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푸이그의 왕관 세리머니. 사진 = 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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