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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단순히 공이 빠르다고 17⅓이닝 퍼펙트 기록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엄청난 위력을 갖춘 직구와 포크볼에 정교한 제구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오릭스 버팔로스와 맞대결에서 9이닝 동안 투구수 105구, 19탈삼진 무실점을 마크하며 '퍼펙트게임'이라는 위업을 썼다.
KBO리그에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기록으로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28년 만의 16번째 퍼펙트게임이었다. 프로 레벨에서 완봉이나 완투를 경험하지 못한 선수가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것은 최초였으며, 만 20세 5개월의 최연소 기록이었다.
사사키는 1회부터 5회까지 13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해당 부문에서 비공인 세계 최초를 달성했고, 한 경기에서 19개의 탈삼진을 솎아낸 것은 일본프로야구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압권'의 투구는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사사키는 17일 니혼햄 파이터스전에서 8이닝 동안 투구수 102구, 14탈삼진 무실점으로 마크하며 또 한 번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사사키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8회 투구가 끝난 뒤 9회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전세계 야구 역사에 획을 긋지는 못했지만, 시즌 첫 등판부터 무려 17⅓이닝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역대 최장기간 퍼펙트 행진은 지난 2009년 마크 벌리가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뒤 다음 등판에서 5⅔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낸 것으로 총 14⅔이닝이다. 사사키에 비하면 2⅔이닝이 적은 수치다.
사사키가 두 경기 연속 퍼펙트게임을 기록할 뻔했던 비결은 16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최고 150km에 근접하는 고속 포크볼에 정교한 제구력이 뒷받침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 '슈칸 베이스볼'은 "굉장히 레벨이 높은 2개의 구종"이라고 언급했다.
'슈칸 베이스볼'에 따르면 사사키의 올 시즌 직구 피안타율은 0.089(45타수 4안타)에 불과하다. 포크볼의 피안타율은 0.043(47타수 2안타)로 더 지독하다. 들쭉날쭉한 제구로 인해 예상치 못한 공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사사키는 올해 239구의 직구를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 비율 72%를 기록했다. 포크볼은 131구 중 75.6%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엄청난 공격적인 피칭. 직구의 탈삼진 비율은 14.2%이며 포크볼은 무려 44.3%다. 그야말로 알고도 못 치는 공이라고 볼 수 있다.
사사키는 일주일 간격으로 등판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 등판 예정일은 오는 24일 오릭스 버팔로스전. 사사키가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던 오릭스를 상대로도 또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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