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156km.
키움 우완 파이어볼러 안우진은 20일 인천 SSG전서 6이닝 7피안타 5탈삼진 3사사구 4실점으로 시즌 2패(2승)를 떠안았다. 그래도 평균자책점이 2.08이다. 2회에 흔들리며 무사 만루 위기서 3점을 내주긴 했지만, 패스트볼 156km를 찍으며 명불허전의 위력을 선보였다. 위기서 힘으로 밀어붙여 타자들을 얼어붙게 하다가도, 슬라이더와 커브로 힘을 빼기도 했다.
한 마디로 올 시즌 초반 KBO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다. 2018년 입단 후 잔부상, 제구 난조, 변화구 품질 문제 등으로 힘겨운 시간도 보냈다. 그러나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노하우가 생겼고, 투구 폼 교정과 2020시즌 필승계투조 경험도 큰 힘이 됐다.
전임 감독의 어드바이스를 통해 투구를 할 때 공을 잡은 손의 위치를 옆구리 옆으로 교정하면서, 팔 스윙 폭을 줄여 부상 위험을 줄였다. 또한, 두 가지 종류의 슬라이더를 구사하며, 커브까지 완벽히 장착했다. 2021시즌 전반기 중반부터 변화구 완성도가 급격히 향상됐다.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자체 징계를 받았지만, 시즌 막판 돌아와 또 다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150km대 초~중반의 패스트볼에 변화구 커맨드까지 좋아지니 언터쳐블 투수가 됐다. 홍원기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핵심 선발투수 대우를 했다. 급기야 페넌트레이스 개막전 선발로 내세우며 에이스로 활용 중이다.
이젠 안우진이라는 이름에 무게감이 생겼다. 적장도 인정했다. SSG 김원형 감독에게 안우진이 위협적이라고 느끼는지 묻자 "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인 때부터 공이 빠른 건 알고 있었는데 약간 움츠러드는 부분이 있었다. 폼이나 매커닉을 말하는 게 아니라, 마운드에서 소심해지면서 공을 많이 던지고 조기 강판되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라고 했다.
과거의 안우진은 잘 던지다 갑자기 제구가 흔들려 그대로 무너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안우진은 그렇지 않다. 20일 인천 SSG전도 2회 흔들리며 무사 만루서 3점을 줬지만, 이후 흔들림 없이 6회까지 투구했다.
김 감독은 "이제 주저하지 않고 마운드에서 자신 있는 투구를 한다. 위협적인 볼을 던지는 투수가 됐다. 더 강해진 느낌이다. 구종의 다양성도 생겼다. 슬라이더, 커터에 서클체인지업까지 던진다. 성장했다"라고 했다.
안우진을 꾸준히 지켜본 홍원기 감독은 경험의 힘을 얘기했다. "작년 선발 경험이 제일 크다. 이제 상대 1선발과 맞붙는데, 실점하지 않기 위해 마운드에서 더 집중하는 모습이 작년과 다르다. 책임감도 생겼다. 본인이 할 일을 충실히 하다 보면 계속해서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안우진의 시즌 초반 행보에 가장 아쉬울 야구인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아닐까. 류 감독은 삼성, LG 사령탑 시절부터 강속구 투수를 선호했다. 실제 대표팀에 강속구 선발투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안우진은 고교 시절 학교폭력 가담으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징계를 받았다. 국가대표 영구 박탈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예비엔트리에도 포함될 수 없었다. 향후 올림픽에서 야구가 정식종목으로 포함돼도 나갈 수 없다. 두 대회 모두 KBO 기술위원회가 선수단을 구성하지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위임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다.
안우진이 태극마크를 달려면 내년 3월로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노려야 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최하는 대회다. KBO 등 프로야구 기구들이 직접 메이저리그와 협업해 진행하는 대회다. WBC 대표팀 승선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올해 안우진이 아무리 폼이 좋아도 태극마크를 다는 모습은 볼 수 없다. 류중일 감독으로선 안우진의 패스트볼 156km에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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