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좋아졌겠다 싶은 생각도 드는데…"
2019년 세이브왕이 홈런타자로 변신했다? 사실이다. SSG 하재훈은 7일 두산과의 퓨처스리그서 홈런 두 방 포함 6타점을 쓸어 담았다. 올 시즌 14경기서 54타수 11안타 타율 0.204 3홈런 13타점 9득점 OPS 0.688.
하재훈이 방망이를 든 모습이 상상이 안 되는 팬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 독립리그에선 대부분 외야수로 뛰어왔다. 2015년에 부상 여파로 투수로 전향했다. SK가 2019년에 하재훈을 지명한 건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즉, 올 시즌 전향은 타자로 돌아간 것이라고 봐야 한다. 방망이를 처음 잡아보고, 외야 수비를 처음 연습해본 선수들보다 적응이 빠를 수밖에 없다.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했을 때는 150km 패스트볼을 앞세워 곧바로 마무리를 꿰찼고, 36세이브로 세이브왕까지 올랐다.
그러나 타자로 돌아간 올 시즌, 하재훈은 아직 1군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1990년생, 만 32세로 아직은 운동능력이 떨어질 시기가 아니다. 때문에 홈런도 2개를 쳤지만, 애버리지와 OPS 등을 보면 1군 진입이 안 되는 이유가 유추되는 것도 사실이다. 2군을 평정한 선수들도 1군에선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김원형 감독은 "최근 좋은 보고가 들어온다. 타격 뿐 아니라 수비도 중견수로 나가서 괜찮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홈런을 쳐서 좋아졌겠다 싶은 생각도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내 입장에선 아직 못 미친다. 타율 같은 것들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하재훈이 좀 더 경험을 쌓고, 준비를 충분히 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역대급 투고타저 시즌에 성급하게 1군에 올라왔다가 좋지 않은 결과에 낙담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4~5년만에 타자로 전향한 것인데, 2군에서 좀 더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결정적으로 현재 SSG 외야 라인업이 좋다. 최지훈과 한유섬이 붙박이이며, 김강민과 오태곤이 번갈아 들어간다. 6월 중에는 추신수도 수비에 복귀, 김강민과 오태곤의 비중을 낮출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하재훈이 당장 1군에 올라와서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다만, 시즌은 길고 팀에는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하재훈이 2군에서 꾸준히 실적을 내고 1군에서 갑작스러운 결원이나 부진에 빠진 선수가 나오면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다. 하재훈의 담금질은 그때를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
[하재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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