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김광현(SSG) 선배님과 양현종(KIA) 선배님은 그 좋은 페이스를 몇 년이나 보여주는 것 아닌가. 정말 존경스럽다."
'악마의 재능' 키움 안우진에겐 157~158km 패스트볼이라는, 돈 주고 살 수 없는 무기가 있다. 저연차 시절과 달리 제구와 커맨드까지 잡혔다. 변화구도 슬라이더만 던지던 2~3년 전과 달리 체인지업, 커브까지 완벽에 가깝게 장착했다. 진정한 포 피치 투수다. 타자들을 압도하는 건 매우 자연스럽다.
그런 안우진의 성장을 촉진하는 건 김광현과 양현종이다. 안우진은 한국야구 최고의 투수들을 바라보고 연구하며 자신을 채찍질한다. 바람직한 자세다. 지난달 31일 고척 삼성전서 시즌 7승을 따낸 뒤 김광현과 양현종이 데뷔 후 15년간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는 것을 리스펙트했다.
특히 "김광현 선배님을 보고 많이 느낀다"라고 했다. 안우진과 김광현은 슬라이더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두 사람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필살기다. 안우진은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보며 자신의 생존 및 발전 방향을 연구한다.
"김광현 선배님은 슬라이더만으로도 구속의 차를 둔다. 나도 그런 부분을 생각한다"라고 했다. 슬라이더만으로 완급을 조절하는 건 김광현 고도의 테크닉이다. 안우진은 "나는 아직 슬라이더를 가운데로 '슥' 던지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노력해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안우진도 구속 차를 두는 슬라이더를 구사하긴 한다. 삼성을 상대로 최저 138km서 최고 150km까지 나왔다. 150km 슬라이더는 사실상 컷패스트볼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김광현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게 안우진의 자체 평가다.
"살살 던지다 가운데로 몰리면 얻어맞는다"라고 했다. 물론 안우진은 김광현보다 패스트볼이 빠르다. 155km 넘는 패스트볼을 보여주고 슬라이더를 전력으로 던지는 것만으로도 구속 차를 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안우진은 올 시즌을 치르면서 몇 차례 김광현과의 맞대결을 기대했다. 직접 맞대결하면서 김광현의 모습을 보고 배우며, 승부욕도 불태워보고 싶은 욕심이 있는 듯하다. 안우진에게 김광현은 배워야 할 존재이자 언젠가는 넘어서야 할 존재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그래도 안우진이 김광현과 양현종 이상으로 성장할 만한 잠재력이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국야구의 축복이다. 김광현과 양현종을 보고 배우려는 투수는 많았지만, 실제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는 투수가 몇 명이나 있을까. 홍원기 감독이 2021시즌 부임하자마자 셋업맨 안우진을 선발투수로 돌린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안우진(위), 김광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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