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역시 야구는 혼자 힘으로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치바롯데 마린스 '괴물' 사사키 로키가 또 승리를 쌓지 못했다. 하지만 성과는 뚜렷했다. 새로운 무기를 손에 넣었다.
사사키는 11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치바현의 ZOZO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교류전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투구수 94구,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으나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지난 3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서 5이닝 5실점(4자책)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는 투구였다. 사사키는 1회 시작부터 요코하마의 상위 타선을 모두 땅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었다. 사사키는 2회 시작과 동시에 선두타자 마키 슈고에게 3구째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형성된 커브를 공략당해 솔로홈런을 내주며 첫 실점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를 모두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첫 실점 이후 사사키의 투구는 견고해졌다. 3회를 무실점으로 마친 사사키는 4회 요코하마의 클린업 트리오를 철저하게 묶어냈고, 5회 하위 타선까지 봉쇄하며 순항을 펼쳤다. 6회에도 2사후 안타를 맞았으나 흔들림은 없었다.
사사키가 1실점 역투를 펼치는 상황에서 치바롯데 타선도 6회 균형을 맞추는 점수를 뽑아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사사키는 7~8회 요코하마 타선을 연달아 삼자범퇴로 막아냈으나, 타선의 지원이 없었다. 투구수는 100구에 조금 못미쳤으나, 동점 상황에서 더이상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사사키는 8이닝 투구를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승리를 손에 넣지 못했지만, 수확은 있었다. 지금까지 160km를 넘나드는 직구와 150km에 이르는 포크볼이 주무기였다면, 이날 경기에서는 슬라이더의 구사 비율을 높였다.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사용해 4개의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그중 3개는 삼진, 1개는 땅볼을 기록했다.
그동안 사사키는 포크볼 제구에 애를 먹는 날이면 경기 운용에 애를 먹었다. 소화 이닝도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슬라이더를 본격적으로 던지게 되면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구종이 생겼다. LA 에인절스의 '원조 괴물' 오타니 쇼헤이가 구사하는 모든 구종을 던질 수 있게 됐다. 괴물이 한 단계 진화를 한 셈이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사사키는 "슬라이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던졌다"며 "생각보다 슬라이더가 효과적이었다. 상대 팀의 선택지가 증가하기 때문에 다음부터 적절히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구치 타다히토 감독 또한 "사사키가 슬라이더를 섞으며 카운트를 잘 잡으면서 좋은 투구를 했다"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사사키는 11일 등판을 끝으로 1군에서 말소된다. 이유는 '선수 보호' 때문이다. 사령탑은 "사사키가 개막전부터 11경기에 등판했는데, 아마 12일 말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사키는 올해 11경기에 등판해 5승 1패 105탈삼진 평균자책점 1.70을 기록,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3위, 다승 공동 3위, 탈삼진 1위를 달리던 중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게 됐다. 따라서 오는 17일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니혼햄 파이터스와 3연전에서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을 전망이다.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