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프로팀 맞냐? 오죽 답답했으면 선수가 경기 중에 상대 팀과 팬들이 다 보는 앞에서 코치를 하고 나섰겠냐?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지난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전 7회 1루수를 보던 중 포수 지시완의 포구 동작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코치를 해 주목을 받으며 일부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경기는 홈에서 삼성에 스윕패를 당할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긴박하게 진행됐다.
그런데 1회부터 포수 지시완이 선발 스파크맨의 투구에 패스트볼을 기록하는 등 흔들렸다. 급기야는 3-2로 역전시킨 뒤 시작한 7회초 수비에서 2번째 투수 김원중의 떨어지는 공을 빠뜨려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상황으로 이태훈을 진루시켜 무사 1루 위기를 자초했다. 떨어지는 공에 대한 포구 동작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
이어진 삼성 좌타자 김재성 타석에서도 계속 지시완이 백핸드 포구를 하려 하자 1루수 이대호가 급히 포핸드로 내려 잡으라는 동작을 취하며 지시완에게 알렸고 지시완은 ‘이렇게 하라는 거죠?’라며 따라 했다.
덕아웃에서는 선후배간 조언이 오가기도 하지만 경기 중 선수가 코치를 하고 나서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 본의 아니게 이대호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코치 데뷔를 하게 됐다.
순간적으로 벌어진 이 장면은 이날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에게 잡혔다. ‘매의 눈’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이순철 위원은 이대호의 작은 코치 동작을 놓치지 않았다.
아울러 ‘롯데 주전 포수진의 약점을 이미 알고 있던 이위원은 롯데가 강화나 제대로 교정 훈련을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를 했다.
롯데는 메이저리그 포수 출신 최현(행크 콩거) 배터리 코치를 영입해 수석코치까지 맡기며 포수 양성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지난 시즌 후인 12월 느닷없이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콜을 받고 떠나 차질이 빚어졌다.
스토브리그에서도 유격수와 포수 보강이 시급했으나 유격수만 삼성에서 이학주를 트레이드해 왔다. 이순철위원은 ‘롯데가 상위권으로 확실하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포수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대호는 이날 삼성전에서 1-1 동점이던 3회말 리드를 잡는 1타점 좌월 2루타, 7회 포수 지시완 코칭, 원포인트 레슨. 그리고 연장 11회말 끝내기 좌중월 2루타로 7-6 승리를 이끌었다.
한편으로는 롯데 배터리 코치진에 비상이 걸렸다. 메이저리그 스타일의 선수 개성 존중, 자유로움을 추구하다 보니 기본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롯데는 이어진 KT와의 홈 3연전에서도 마지막 날인 일요일 이대호의 통산 3500루타를 달성하는 홈런 등으로 승리를 거둬 홈 6연전에서 2승4패를 기록했다.
이대호가 롯데에서 가지는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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