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공부하는 선수는 역시 달랐다. 물론 다른 선수들이 분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기 전부터 선배에게 질문, 후배에게 노하우를 공유한 결과가 제대로 드러났다.
롯데 자이언츠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서 13-0으로 완승을 거두며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루징시리즈는 피하지 못했지만, 스윕패는 제대로 면했다.
시즌 144경기를 치르면서 거두는 승리 중 1경기에 불과할 수 있지만, 과정부터 결과까지가 모두 돋보였던 경기였다. 12일 경기에 앞서 이호연은 '선배' 박승욱에게 대뜸 질문을 던졌다. 바로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공략법과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였다.
박승욱은 롯데 유니폼을 입기 전 KT에서 몸담으며 데스파이네와 2년간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같은 팀이었기에 맞대결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데스파이네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다. 후배의 질문을 받은 박승욱은 데스파이네의 공략법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박승욱은 이호연에게 "투 스트라이크 전까지는 데스파이네가 힘으로 밀어붙인다. 그렇기 때문에 존을 좁히고 최대한 가운데로 몰리는 공을 공략하면 된다"는 노하우를 전수했다. 선배의 조언을 받은 이호연은 사직구장 전광판에 나오는 데스파이네의 투구 영상을 한참을 지켜봤다.
상대 투수에 대한 준비와 분석은 제대로 적중했다. 이날 이호연은 데스파이네를 상대로 3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박승욱은 2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팀의 2연패 탈출의 선봉장에 섰다.
롯데의 첫 득점은 이호연, 타점은 박승욱이 만들어냈다. 롯데는 2회 선두타자 이호연이 볼카운트 1B-1S에서 데스파이네의 3구째를 공략해 좌중간을 꿰뚫는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후 추재현의 연속 안타와 정보근의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1사 2, 3루에서 박승욱이 데스파이네의 커브를 받아쳐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득점과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호연과 박승욱의 활약은 계속됐다. 이호연은 3-0으로 앞선 3회말 1사 1루에서 데스파이네가 던진 147km 투심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방망이가 거침없이 돌았고,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박승욱의 조언을 놓치지 않았던 것이 주효했다. 박승욱도 4회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어냈다.
이호연의 좋은 감은 이어졌다. 이호연은 4-0으로 앞선 5회말 1사 1루에서 데스파이네의 3구째 커브가 또다시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에 형성되자 이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뽑아내며 팀 승기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롯데 타선이 대폭발하면서 이호연과 박승욱의 초반 활약이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호연과 박승욱이 데스파이네를 상대로만 합계 4안타 1볼넷 3타점 1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면, 경기는 어렵게 풀렸을 가능성이 높다. '공부'하는 타자들이 만들어낸 승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던 경기였다.
[롯데 자이언츠 박승욱, 이호연.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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