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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남수단 난민에서 호주 축구대표팀까지 성공 스토리를 쓴 선수가 있다. 아워 마빌(26, 미트윌란)이 그 주인공이다.
호주는 14일 오전 3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아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예선 대륙 간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페루에 승부차기 끝에 5-4로 이겼다. 호주는 31번째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팀이 됐다.
두 팀은 120분 연장 혈투를 펼쳤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결국, 월드컵 본선행 티켓은 향방은 승부차기에서 결정됐다. 호주의 1번 키커 마틴 보일이 실축했다. 이후 페루의 1, 2번 키커와 호주의 2, 3번 키커가 모두 성공했다. 페루의 3번 키커로 나선 루이스 아드빈쿨라가 실축하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두 팀의 4, 5번 키커들이 모두 득점했다.
호주의 6번 키커로 나선 선수는 마빌이었다. 마빌은 오른쪽으로 강하게 차며 페널티킥에 성공했다. 이어 페루의 6번 키커 알렉스 발레라가 나왔다. 발레라는 왼쪽으로 낮게 찼다. 하지만 앤드류 레드메인 골키퍼가 선방을 해내며 호주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영국 '로이터'는 "마빌은 자신이 승부차기에서 페널티킥을 성공한 것은 그와 자신의 가족을 난민으로 받아들인 호주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방법이었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마빌의 부모는 전쟁 중인 남수단에서 피난을 떠났고 케냐에서 마빌이 태어났다. 이후 마빌 가족은 호주로 건너왔다.
경기 종료 후 마빌은 "나는 내가 페널티킥에 성공할 것을 알았다. 그것은 나와 내 가족이 호주에 감사하다고 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라며 "우리 가족은 전쟁 때문에 수단에서 도망쳤다. 나는 오두막에서 태어났다. 여기 내 호텔 방은 우리 가족이 난민 캠프에서 생활했던 방보다 크다. 호주는 우리를 받아들이고 다시 정착하게 해줬으며 나와 내 가족에서 삶의 기회를 줬다"라고 호주에 감사함을 표했다.
이어 "이제 나는 내가 호주 축구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월드컵에 간다. 나는 골을 넣었고, 많은 팀 동료가 골을 넣었다. 우리는 모두 한몫을 했다"라며 "그리고 아마도 그 난민 아이가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우리 가족을 대표해서 전하는 말이다. 호주 전체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다"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마빌은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호주의 '황금 세대' 때 호주에 넘어왔다"라고 말했다. 당시 호주는 팀 케이힐, 해리 키웰 같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있었다. 독일 월드컵에서 호주는 브라질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 이탈리아에 0-1로 패하며 여정을 마쳤다.
마빌은 "우리는 우리만의 장을 만들고 싶다. 나는 당시 '황금 세대'를 동기부여로 본다. 이제 우리가 대본을 쓸 차례다. 다음번에는 직행 티켓을 따낼 것이다. 우리는 항상 힘든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이제는 그 상황을 바꿔야 할 때다"라며 '황금 세대'를 넘어서 더 큰 업적을 이룰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 = AFPBBNews]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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